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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n 08. 2022

이천으로 매달 백! 열차 안 어르신

주식투자 매매일지

아니 이건 너무한 상황 아닌가.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다. 젊은 남성의. 화장실이 아닌데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너무 큰 소리에 놀라 나도 모르게 고개가 돌아갔다. 바닥에 무슨 물이 있는 듯하다. 앗. 누가 화장실이 아닌데 실례를 했나? 화장실은 5호차와 4호차 사이에 있다. 그런데 난 지금 5호차 끝 부분에 앉아있고 그 소리는 5호차와 6호차 사이에서 들려온 것이다. 그러니까 그곳엔 화장실이 없다. 난 절로 돌렸던 고개를 황급히 다시 원위치시켰다. 누군가 화장실이 있는 데도 그 멀쩡한 곳에 실례를 했다면 너무 당황한 상황일 테니 바라보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씩씩거리는 젊은이의 목소리가 사라진 후 한참이 지나 궁금하여 슬며시 고개를 돌려봤다. 그런데 어느 분이 입구에 서 계시다. 얼핏 그것만 보고 너무 당황하실까 봐 다시 나의 머리 원위치. 창피하여 객실로 못 들어오시는 걸까.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또 들려오는 젊은이 목소리. 도대체 왜 거기서 누르고 계세요. 안보입니까? 짜증도 짜증도 그럴 수 없게 심한 짜증으로 내뱉는 소리. 앗, 그럼 그분은 거기 서계셨던 게 문을 못 열어 문에 달린 게 아닌 그 옆을 계속 누르고 계셨단 말인가. 아. 내가 제대로 보았다면 도와드렸을 텐데. 난 혹시 그분이 실례를 한 상황이고 불편해할까 봐 모른 척 귀만 쫑긋하고 있었던 건데. 마침 그때 여승무원이 지나다가 화장실 가시게요? 다행히 그녀가 모시고 5호차 14번 끝에서부터 4호차가 있는 1번 끝까지 잘 모시고 간다. 앗 그렇다면 모야? 그분이 실례를 한 게 아니라 화장실인 줄 알고 어딘가를 계속 누르고 계셨던 걸까? 그렇다면 잘 안내를 해드려야지. 그렇게 짜증으로 소리를 지른단 말인가?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었지만 지나갈 때 보니 미세하게 손도 떨리고 연세가 많이 드신 분이다. 아, 화장실에서 다행히 여승무원이 볼일 다 보시기까지 기다려준다. 그런데 또 문제가 발생했다. 중간쯤 오자 자리를 찾지 못하신다. 자리 여기 아니에요? 그분 이곳 아닐 거 같다. 이 열차 안에서 나가는 걸 보지 못했으니까. 밖으로 나가요 나가. 다시 5호차 끝으로 가시게 한 후 여승무원이 휴대폰을 확인해 그렇지 6호차 중간쯤 자리로 모시고 간다. 이곳에서도 중간쯤에서 당신 자리를 찾으셨었다. 연세가 많으신 거다. 아, 그걸 좀 잘 도와드리지 그 젊은이는 왜 그렇게 왕짜증으로 꽥꽥 소리만 질러댔을까.




추정자산. 1101만 원. 899만 원 손실 중.

카카오 뱅크. 3만 원 수익 중.

LG생활건강. 366만 원 손실 중.


잘 올라가고 있다. 그대로 파팍 올라가거라. 기다려준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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