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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n 09. 2022

이천으로 매달 백! 90세 엄마랑

주식투자 매매일지

"앗, 깜짝 놀랐어요. 어쩜 이렇게 동안이세요? 저의 할머니 보다도 연세가 훨씬 많으신데 굉장히 다르세요. 서류 보고 깜짝 놀랐어요." 기진맥진 도착한 엄마와 나에게 은행 창구 직원의 말은 마치 숲 속의 샘물처럼 상쾌하다. 엄마 입꼬리가 눈까지  올라간다. 하하 모든 피로가 싸악 풀리는 순간이다. 엄마의 서류상 나이는 94세이니 더더욱. 하늘에 햇빛은 강했고 은행마다 사람은 정말 많았고 주민센터로 보건소로 모처럼 온 딸에게 엄마는 함께 가 달라는 곳이 너무 많다. 엄마 손을 꽉 잡고 하루 종일 엄마가 원하는 곳을 모두 들러 필요한 서류처리를 다 하고 마지막으로 엄마 집 근처 은행에 들렀던 순간이다. "팥빙수 먹을까 엄마?" "그보다 일이 먼저지." 그렇게 맛있는 거 먹을 기회를 뒤로 미루고 일 우선으로 했는데 오다 보니 싱싱한 생선을 파는 총각네 가게에 새빨간 알을 듬뿍 품은 꽃게가 한창이다. "아직 은행 들를 곳 있는데 저걸 사 말아?" "그래도 여기가 제일 싱싱하고 가격도 좋으니 얼음 채워 잘 포장해달라 하고 사자!" 싱싱한 꽃게를 1킬로에 23,000원에 사들고 "팥빙수 대신 꽃게탕~" 하면서 기진맥진 마지막 은행에 들른 터였다. "정말 동안이세요." 엄마가 너무 좋아하시다. 하하




추정자산. 1094만 원. 906만 원 손실 중.

LG생활건강. 370만 원 손실 중.

카카오 뱅크. 1만 원 수익 중.


완전 반토막이 나고 있다. 그래도 현금 투자니 그냥 마냥 기다려주리라. 무시무시하다. 나쁜 전략이 어떻게 손실을 가져오는가 실감하고 있다. 이제라도 뛰쳐나와서 수익을 주는 종목으로 갈아타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영 안된다. 이렇게 많이 떨어졌는데. 조만간 방향을 틀 텐데. 하는 생각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접근이었지만 시간을 두고 기다려보련다. 끝을 보자. 파이팅. 하하 맨날 파이팅만 외친다. 바보. 푸하하하



쉽게 쭉쭉 올라가지는 않는구나. 건드려선 안될 저점을 건드린 듯싶으니 고통은 또 따라오겠구나. 할 수 없다. 이것 역시 기다려주는 작전이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할 수 없다. 기다린다. 어디까지 내려가나 보자고요.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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