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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ug 02. 2022

이천으로 매달 백! 나 안 해!

주식투자 매매일지

"나 안 해!!!" 소리를 꽥 질러버렸다. 한 달 뒤 손님 접대를 앞두고 구석구석 청소에 들어간 나는 잡동사니들로 가득한 방 하나를 제대로 원상 복귀시키고자 팔을 걷었다. 잡동사니라지만 그건 내가 생각할 때 그렇지 남편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많은 스피커들, 케이블이라 불리는 비싼 줄들, 진공관 등등 그런 것들로 뒤엉켜 정신없다. 그래서 그 방은 거의 창고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드럼까지 있다. 한동안 우리가 드럼을 배울 때 악기가 있어야 효율적이라고 전자 드럼까지 사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짝 그때뿐 더 이상 드럼을 할 건 아니니까 당근에 내놓자는 말에 자기는 꼭 다시 드럼을 할 거라고 놔두란다. 게다가 색소폰을 불었던 우리는 연습용 부츠까지 그 방에 만들어놓았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색소폰 연주가 중단되니 연습도 중단 삼 년째 그냥 방치되고 있다. 그리고 애들이 어릴 때 치던 영창 피아노까지 아직도 그 방을 차지하고 있다. 그뿐인가. 산더미 같은 악보들. "악보는 버리지 마라." "알았어." 했지만 요즘 악보는 컴퓨터에서 찾아 인쇄하면 끝이다. 오래된 악보들을 저리 신주모시듯 가지고 있어야 할까? 아 쓰지 않는 이 모든 걸 좀 치워버리고 싶다. 그래야 방이 살아날 텐데 엄두도 못 내다 그래도 팔을 걷고 나섰는데 내가 버리려고 한 쪽에 정리해두면 그 박스를 일일이 뒤져보며 "이것도 버리려고?" 하는 통에 아 미치겠다. "나 안 해!" 소리를 꽥 질러버리고 손을 딱 놨다. 거실 한가득 그 방의 물건들이 꺼내져 있다. 그래도 모르겠다. "흥! 나 안 해!!!"





선물계좌 총자산. 1283만 원. 489만 원 수익 중.

현금. 489만 원. 대용 794만 원.

삼성전자 선물. 108만 원 수익 중.



주식계좌 추정자산. 1200만 원. 800만 원 손실 중.

엘지전자. 천 원 수익 중.

엘지생건. 243만 원 손실 중. 



오홋. 일단 방향이 바뀌니 쭉쭉 잘도 올라간다. 5일선 20일선 모두 위를 향하고 있다. 고우 고우. 



갈 길이 먼저 횡보 후 위로 가지 않고 아래로 툭 떨어졌다. 그래도 양봉인 거에 안심해보자. 어쨌든 5일 선이 20일 선 위에 있으니 내가 할 일은 없다. 난 요것만 지킬 거니가. '난 아무것도 몰라요~ 5일선이 20일 선 아래로 내려가면 매도할 뿐야요~'



5일선이 20일 선 위로 올라온 걸 선택했다. 앞으로 그려갈 그림이 궁금하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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