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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Sep 04. 2022

명문가의 피부미인 비결

독후감

나는 책을  그 외모만 보고 고른다. 이주에 한 번 도서관에 갈 때마다 그 많은 책들 사이에서 난 아주 특별하고도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작가도 몰라 제목도 몰라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책들 사이를 쭈르륵 돌아다닌다. 그러다 정말 그 외모가 맘에 들면 꼽아 든다. 절대 미리 읽어보지 않는다. 목차도 서평도 작가의 말도 그 아무것도. 책이 작아서, 읽기 편해서, 겉표지가 예뻐서, 가벼워서 등 그 이유는 정말 외모에 관한 것뿐이다. 그렇게 골라진 책들을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집에 가져와 무조건 읽기 시작할 때 몇 장이면 결판난다. 계속 읽을 책인지 그만 읽을 책인지. 여하튼 난 그런 과정으로 책을 고르는데 이번엔 전혀 다른 과정으로 내게 책이 들어왔다. 


며칠 전 6명이 있는 카톡에 문자가 떴다. 비교적 조용한 A의 글이다. 대학 동창이 책을 냈는데 그래서 교보문고에 가서 그 책을 샀는데 그 동창은 이미 샀으니 괜찮다고 하는데도 굳이 자신의 친필 싸인을 넣어 책을 보내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이 두 권이 되었으니 혹시 필요한 분 있으면 선착순 한 명 드리겠다는 것이다. 책에 욕심이 많은 내가 손을 번쩍 들었고 일등 했고 오늘 책을 받았다. 공짜로 얻은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보답이란 정성껏 읽고 독후감을 쓰는 거라 생각하여 난 이 글을 쓴다. 



앗, 이게 뭐지? 그분이 바로 우츠기 박사? 난 사실 작가 이름도 몰랐다. 그러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역시 외모에 이끌려 읽던 중 그 내용이 맘에 들어 폭 빠져들었고 즉각 실천에 까지 나섰던 책이다. 한창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너무 많이 빠지는 것 같아 걱정하던 때였다. 그 책에서는 그 모든 게 샴푸 때문이다. 샴푸를 쓰지 말고 물로만 감아봐라. 처음엔 못 견디겠지만 적응되면 그 이상이 없다. 샴푸라는 무시무시한 독이 머리카락을 그렇게 못쓰게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오홋. 이 책에서 바로 그 우츠기 박사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난 샴푸만 그런 줄 알았는데 여기서 주장하는 건 물로만 세수를 해보라는 것이다. 그게 화장품에도 해당된다는 말인가? 구구절절이 아무리 고급 화장품이라 해도 우리 피부에 얼마나 안 좋은지가 빼곡하게 과학적 성분 분석과 함께 적혀있다. 


그럴까? 정말 그럴까? 얼굴도 클렌징 폼이나 비누 없이 물로만 세수하는 게 가능할까? 여기서 말하는 건강 미인이란 세수하고 아무것 바르지 않고도 당기지 않는 피부라고 한다. 물론 그냥 물로만 닦는데 적응하기 위한 기간이 필요하다. 11개월이라는 오랜 기간 고통을 견뎌내고 드디어 물로만 세수 후 아무것 바르지 않고도 당기지 않게 된 사람의 수기를 보여준다. 가능하구나. 


피부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나쁜 균들로부터 보호해주는 게 상재균이다. 화장품 바르는 것은 이 상재균을 매일 방부제로 살균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방어력 상실한 상재균은 있으나 마나. 그 피부와 모공 속에 유해한 잡균들이 버글거리게 되는 것이다. 피부 노화의 원인이다. 


기초화장이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기초화장을 하고 화장 안 했다고 한다. 천만에 만만에 말씀이다. 기초 화장품은 백여 가지 화학물질의 칵테일이다. 피부가 숨 쉴 틈도 없이 얼굴에 덮고 생활하면 피부는 어떻게 될까?


안티에이징의 조건은 상재균을 자연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물 세안이 가장 좋다. 내심 나도 피부미인이 되어야지 하는 욕심도 있어 손을 번쩍 들고 책을 받았다. 머리뿐만 아니라 얼굴도 물로만 씻고 화장품 안 바르는 걸 조금씩 시도해봐야겠다. 


(사실 이 책에는 '들꽃 화장수'라고 저자인 박명기 님이 끝없는 연구를 하여 만들어낸 제품 설명이 많이 들어있다. 그러나 혹시 제품 선전이 될 수도 있어 그런 부분은 모두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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