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9 (221120 - 221207)
아쉽게도 그리피스 천문대는 휴일이다. 오늘은 월요일. 문을 안 여는 날이다. 그래도 그곳에서 보는 LA 야경이 기막히다며 우릴 데리고 간다. 우리뿐만 아니라 올라가는 차들이 많다. 가끔은 손잡고 걸어가는 연인도 보인다. 날은 알맞게 선선하다.
꼭대기에 차를 세우고 아들은 주차비가 어찌 되는지 본다며 우리 보고 먼저 가서 보라 한다. 둘이 가보니 너른 잔디밭에 둥근 해시계. 그리고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천문대. 연중 내내 천문관 쇼를 한다는데. 에고. 휴일이라 어쩔 수 없음에 카메라를 셀카봉에 꽂아 안으로 쓰윽 밀어 넣어 살짝 구경한다. 별들의 쇼며 천체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을 텐데. 아쉽다.
그리피스 천문대는 영어로 Griffith Observatory. 1896년 광업으로 성공한 대부호 그리피스가 이 지역을 LA에 기증하며 천문대를 지어달라 해 1935년 완공했다 한다. 영화 라라 랜드에도 나오고 제임스 딘의 이유 없는 반항에도 나온다. If all mankind could look through that telescope, it would change the world! 그리피스의 말이다. 모든 사람이 그 망원경을 통해 본다면, 그것은 세상도 바꿀 것이다. 아, 너무 멋진 말이다. 저 망원경으로 우주를 보면 사람들 마음이 넓어져 세상도 아름다워질 것만 같다.
둥근 돔으로 되어있는 천문대 자체가 은은하게 빛나는데 참으로 매력적이다. 돔 곁으로 난 길을 따라 사람들 가는 대로 올라가 보니 앗 너무도 아름다운 화음. 모지? 사람들 시선이 아래를 향한다. 남성 4중 창단일까? 결혼식 축가일까? 아님 앨범을 낸 가수가 촬영만 하는 걸까? 결혼식 축가이기엔 너무도 프로 같은 화음이다. 그런데 아주 잠깐씩 밖에 안 들려준다. 노래 중심이 아니고 촬영 중심인 것 같다. 이렇게 저렇게 포즈를 바꾸어가며 잠깐 노래할 뿐이다. 우린 더 끝으로 돌아가 LA 시내를 맘껏 구경한다. 우아 정말 넓긴 넓다. 고층빌딩은 별로 없이 넓게 퍼져 반짝반짝 빛나는 LA 모습이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