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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

산타 바바라 스턴스 와프

미국 여행 22 (221120 - 221207)

by 꽃뜰

우아 나무 위로 이렇게 막 차가 올라가도 돼? 네. 여긴 아주 튼튼합니다. 바다로 난 거대한 나무데크로 아들은 차를 거침없이 몰아간다. 아들 차 말고도 줄줄이 들어가고 있으며 조금 가니 우아 거대한 주차장. 이미 많은 차가 주차되어 있다. 드드득 드드득 부서질 수도 있는 나무다리 위로 차들이 계속 온다. 빨리 아무 데고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런데 이 나무 튼튼할까? 나무 위로 이렇게 많은 차가 오가도 되나? 드드득 무슨 소리가 나는 것도 같고 아들이 차를 대는 내내 혹시나 꽝! 무너지는 건 아냐? 하하 살짝 불안하다.


스턴스 와프 Stearns Wharf! 와프? 뒤적뒤적. 아하 부두! 또 뒤적뒤적. 물가에 배를 댈 수 있도록 다리처럼 만든 시설을 부두라 하는구나. 스턴스 부두 스턴스 와프. 1872년 완공된 것으로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부두 중 하나지. 전부 나무로 만들어져 있어. 1998년에 이 나무판 위의 식당에서 불이나 일부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지. 오홋. 책으로 무장한 남편에게서 줄줄줄줄 정보가 쏟아진다. 오홍. 그렇구나.


노래하는 젊은이도 있고 낚시하는 아저씨도 있지만 난 아무 촬영 없이 휙휙 그냥 지나친다. 와이? 이동에 지장을 주지 않기로 했으니까. 모두가 정지한 곳에서 잠깐만 찍기로 했으니까. 아쉽다. 그래도 절제 절제! 가족단합도 중요하니까. 아, 그나저나 너무 멋진 풍경이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그리고 넓고도 넓은 바다. 속이 빵! 트이는 듯하다.


나무 위의 한 식당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괭장히 유명한 곳인가 봐? 너무 사람이 많아 우린 줄 설 엄두도 못 낸다. 저기가 산타바바라 맛집으로 유명한 쉘피시 컴퍼니 Shellfish Company. 아하. 너무 사람이 많아 패스.


내가 아는 새라곤 갈매기뿐. 그러나 여기는 많은 종류의 새들이 날고 있다. 부리가 기다란 새도 날렵한 새도 사람을 두려워않고 거침없이 아주 가까이 온다. 그리고 바로 뒤로 펼쳐지는 넓고도 넓은 바다. 아, 그래. 바로 이게 바다지.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가. 참으로 넓고도 넓구나. 온갖 갈등이 한낱 부질 한 것 되어 바닷속으로 녹아내린다. 그래! 마음을 크게. 그저 사랑만 하자고!


제법 깨끗한 무료 화장실도 있고 기념품가게도 쫘악 늘어서 있다. 나무로만 지어진 거대한 이곳에 차도 가지고 들어와 봤고 끝에까지 가서 바다 구경도 했고 유명하다는 쉘피시 컴퍼니도 구경했고 됐다 이 정도면. 사진 좀 못 건졌어도 괜찮아. 잘했어. 가족회의 다음이니 남편 말을 따르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난 착하니까. 하하 그래도 그 노래하는 아저씨며 낚시하는 사람들이며를 못 찍은 게 영 안타깝기는 하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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