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휴게소에 내린 우리는 너무도 멋진 화장실 모습에 입이 쩍 벌어진다. 어쩜~ 호텔 같아. 전국 일등 최고 화장실이래 인증샷 윤심아~ 폼 좀 잡아봐 찰칵 히히 어떻게 휴게소 화장실이 요리도 예쁘단 말이냐. 종란아~ 너도 이리 와. 하하 화장실 안에 윤심이와 종란이를 세워놓고 찰칵찰칵. 앗. 최고급 화장실이었어. 게다가 국민평가 최우수 휴게소. 어쩐지... 자. 요 거이 중요. 미경이와 최우수상 현수막을 함께 찍는다. 그뿐이냐. 혜영아. 저게 중요한 거야. 고속버스 좌석표 같은 바로 저 전광판. 화장실 어디가 비었는지 빈 곳이 몇 칸 인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바로바로 저 전광판. 저걸 찍어야지. 해서 또 정애와 미경이를 함께 넣어 찰칵찰칵. 하하. 우린 화장실에서 이렇게 쌩쑈를 한다. ㅋㅋ
이 세상 모두 우리 거라면~ 이 세상 전부 사랑이라면~ 날아가고파~ 뛰어들고파~ 하지만 우린 이미 환갑녀. 히히. 실상은 환갑인데 모여있으니 마음은 동동 정신 여고생이어라. "그... 수염 깎은 자국 시퍼랬던 분. 그렇지?" 종란이가 누군가 최낙희 선생님 추억하는 말에 희미하게 그 선생님을 기억해내자, "넌 어떻게 그 잘생기고 유명한 최낙희 선생님을 '수염자국 운운...'으로 기억할 수가 있냐?" 정자가 특유의 말투로 기막혀한다. 그렇지 그렇지... 최낙희 선생님을 어떻게 몰라. 곳곳에서 정자말에 동감하며 종란이 타박. 그래서 또 깔깔 푸하하하.
사진 속 선글라스의 젊은 남자. 그가 바로 우리의 버스 기사님이시다. 그는 버스 타고 가는 내내 우리들로 하여금 배꼽 쥐고 깔깔대게 만들었으니, 하하. 푸하하하. 오며 가며 우리들 모습을 슬금슬금 찍는 가 싶더니, 버스 안 대형 TV에 우리들 모습을 등장시키는 게 아닌가. 하하. 사부작사부작 다니며 한 컷 한 컷 그가 찍은 사진을 대형 화면에서 즉시 확인하며 깔깔 호호호 푸하하하 아무도 몰라. 누구도 몰라. 우리들의 숨은 이야기. 아아 잊지 못할 정신 여고 때~ 히히.
요렇게 사진에 장난도 해가면서 그걸 달리는 버스 안에서 보여주니 하하 푸하하하 "요즘 관광버스, 싸비스 만점이네~" 하하. 오 예. 피곤도 할 게다. 정자. 여기 참석하기 위해 어제 밤늦게 미국에서 뱡기 타고 왔으니. 그뿐이랴. 뉴저지에서 온 혜숙이까지. 울산에서 밤 새 열차 타고 온 나는 명함도 못 내민다. <멀리서 온 친구> 명단에. 하하
난 사진 배울 때, 절대 사람은 신체 훼손을 해선 안된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 아저씨. 예쁜 우리 친구들을 여차하면 쌍둥 다리를 다 잘라 버린다. 그래서 영~ 내 글 속에 등장시키고 싶지 않으나 방글방글 웃는 친구들 모습이 너무 예뻐 몇 개 살려놓는다. 삼삼오오 하하 호호 때론 왁자지껄 때론 소곤소곤 수다 떨며 가다 보니 어느새 대전.
헉. 몽미? 기다리고 있어야 할 약속된 정류장에 아~ 무도 안 보인다. 우리의 길쌤. 부지런히 전화. 지금 오고 있대~ 뭐야. 아직 안 왔어? 한 참을 기다린다. 드디어~ 생글생글 방글방글 즐겁게 등장하는 우리의 대전팀. 오 예. 열화와 같은 박수 세례를 받으며 '정신여고 동창회' 버스 입성. 헤헤.
그 사연인즉 이러하다. 제일 처음 일산에서 출발해 줄줄이 친구들을 태워가는 건데 애초 시작점에서 김밥집을 못 찾아 헤매느라 늦어 두 번째 약속 장소에서 많이 기다린 압구정팀. "줄줄이 사탕이니 대전팀에 연락해. 사오십분 늦는다고." 회장님 명을 받자와 즉각 밴드에 타다다닥 올렸던 나. '사오십분 늦을 예정이니 대전팀은 알아서 대처하라.' 요걸 본 대전팀. 여유 있게 차도 한 잔 사오십분 늦게 늦게. 그런데 전혀 막히지 않아 쌩쌩~ 달려 일찍 도착한 버스. 그 독박은 괜히 내가 다 뒤집어쓴 것이다. 재빨리 우리 여고 밴드에 올린 탓에. 엉엉.
그건 그거구~ 어느새 우린 하하 푸하하하 깔깔 마냥 즐거워요. 헤헤. 모여~ 어서들 모여. 입장 휴게소에서 찰칵. 바람이 몹시 분다. 머리카락 날림이 장난 아니다. 하하. 빨강, 하양은 사이사이 들어 가~ 색깔 맞추어 가며 멸치~ 대가리~ 김치~ 있는 대로 예쁜 미소. 아. 우리는 여고동창이어라.
한 보따리씩 안겨지는 영선이 표 푸짐한 먹거리 봉투. "도대체 우리들, 영선이 없으면 어쩔 뻔했어?" 3일 내내 야금야금 맛난 것 빼먹으며 아~ 감탄에 감탄. 영선이는 우리 동창들이 어디를 가나 이렇게 슬그머니 먹거리 봉투를 마련해와 우리를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한다. 우리 모두는 이구동성으로 "영선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