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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l 12. 2019

보길도 가는 길

곳곳에서 버스 타는 친구들

2017년 3월 여고동창들과 함께


<2017년 3월 여고동창들과 함께>



망향휴게소에 내린 우리는  너무도 멋진 화장실 모습에 입이 쩍 벌어진다. 어쩜~  호텔 같아. 전국 일등 최고 화장실이래 인증샷 윤심아~ 폼 좀 잡아봐 찰칵 히히 어떻게 휴게소 화장실이 요리도 예쁘단 말이냐. 종란아~ 너도 이리 와. 하하 화장실 안에 윤심이와 종란이를 세워놓고 찰칵찰칵. 앗. 최고급 화장실이었어. 게다가 국민평가
최우수 휴게소. 어쩐지... 자. 요 거이 중요. 미경이와 최우수상 현수막을 함께 찍는다. 그뿐이냐. 혜영아. 저게 중요한 거야. 고속버스 좌석표 같은 바로 저 전광판. 화장실 어디가 비었는지 빈 곳이 몇 칸 인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바로바로 저 전광판. 저걸 찍어야지. 해서 또 정애와 미경이를 함께 넣어 찰칵찰칵. 하하. 우린 화장실에서 이렇게 쌩쑈를 한다. ㅋㅋ




이 세상 모두 우리 거라면~ 이 세상 전부 사랑이라면~ 날아가고파~ 뛰어들고파~ 하지만 우린 이미 환갑녀.
히히. 실상은 환갑인데 모여있으니 마음은 동동 정신 여고생이어라. "그...  수염 깎은 자국  시퍼랬던 분. 그렇지?"  종란이가 누군가 최낙희 선생님 추억하는 말에 희미하게 그 선생님을 기억해내자, "넌 어떻게 그 잘생기고 유명한 최낙희 선생님을 '수염자국 운운...'으로 기억할 수가 있냐?" 정자가 특유의 말투로 기막혀한다.  그렇지 그렇지... 최낙희 선생님을 어떻게 몰라. 곳곳에서 정자말에 동감하며 종란이 타박. 그래서 또 깔깔 푸하하하.



사진 속 선글라스의 젊은 남자. 그가 바로 우리의 버스 기사님이시다. 그는 버스 타고 가는 내내 우리들로 하여금 배꼽 쥐고 깔깔대게 만들었으니, 하하. 푸하하하. 오며 가며 우리들 모습을 슬금슬금 찍는 가 싶더니, 버스 안 대형 TV에 우리들 모습을 등장시키는 게 아닌가. 하하. 사부작사부작 다니며 한 컷 한 컷 그가 찍은 사진을 대형 화면에서 즉시 확인하며 깔깔 호호호 푸하하하 아무도 몰라. 누구도 몰라. 우리들의 숨은 이야기. 아아 잊지 못할 정신 여고 때~ 히히.




요렇게 사진에 장난도 해가면서 그걸 달리는 버스 안에서 보여주니 하하 푸하하하 "요즘 관광버스,  싸비스 만점이네~" 하하. 오 예. 피곤도 할 게다. 정자. 여기 참석하기 위해 어제 밤늦게 미국에서 뱡기 타고 왔으니. 그뿐이랴. 뉴저지에서 온 혜숙이까지. 울산에서 밤 새 열차 타고 온 나는 명함도 못 내민다.  <멀리서 온 친구> 명단에. 하하


난 사진 배울 때, 절대 사람은 신체 훼손을 해선 안된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 아저씨. 예쁜 우리 친구들을 여차하면 쌍둥 다리를 다 잘라 버린다. 그래서 영~ 내 글 속에 등장시키고 싶지 않으나 방글방글 웃는 친구들 모습이 너무 예뻐 몇 개 살려놓는다.  삼삼오오 하하 호호 때론 왁자지껄 때론 소곤소곤 수다 떨며 가다 보니 어느새 대전.



헉. 몽미? 기다리고 있어야 할 약속된 정류장에 아~ 무도 안 보인다. 우리의 길쌤. 부지런히 전화. 지금 오고 있대~ 뭐야. 아직 안 왔어? 한 참을 기다린다. 드디어~ 생글생글 방글방글 즐겁게 등장하는 우리의 대전팀. 오 예. 열화와 같은 박수 세례를 받으며 '정신여고 동창회' 버스 입성. 헤헤.


꺅!!! 방가방가. 꽉 껴안으랴, 일일이 악수하랴. 대전팀 인기 절정. 하하. 그런데!!!! 그런데!!! 흑. 누구는 저렇게 꽉!!! 껴안아주며 다정했던 영선이가. 엉엉. 반갑게 다가서는 내게 씩씩대며 단호하게 한마디. "혜영이 너!!!

기자 자격 박탈!!!" 엉엉 으앙 와이 내게만? 으아아아아 앙.


그 사연인즉 이러하다. 제일 처음 일산에서 출발해 줄줄이 친구들을 태워가는 건데 애초 시작점에서 김밥집을 못 찾아 헤매느라 늦어 두 번째  약속 장소에서 많이 기다린 압구정팀. "줄줄이 사탕이니 대전팀에 연락해. 사오십분 늦는다고." 회장님 명을 받자와 즉각 밴드에 타다다닥 올렸던 나. '사오십분 늦을 예정이니 대전팀은 알아서 대처하라.' 요걸 본 대전팀. 여유 있게 차도 한 잔 사오십분 늦게 늦게. 그런데 전혀 막히지 않아 쌩쌩~ 달려 일찍 도착한 버스. 그 독박은 괜히 내가 다 뒤집어쓴 것이다. 재빨리 우리 여고 밴드에 올린 탓에. 엉엉.


그건 그거구~ 어느새 우린 하하 푸하하하 깔깔 마냥 즐거워요. 헤헤. 모여~ 어서들 모여. 입장 휴게소에서 찰칵. 바람이 몹시 분다. 머리카락 날림이 장난 아니다. 하하. 빨강, 하양은 사이사이 들어 가~ 색깔 맞추어 가며 멸치~ 대가리~ 김치~ 있는 대로 예쁜 미소. 아. 우리는 여고동창이어라.



한 보따리씩 안겨지는 영선이 표 푸짐한 먹거리 봉투. "도대체 우리들, 영선이 없으면 어쩔 뻔했어?" 3일 내내
야금야금 맛난 것 빼먹으며 아~ 감탄에 감탄.  영선이는 우리 동창들이 어디를 가나 이렇게 슬그머니 먹거리 봉투를 마련해와 우리를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한다. 우리 모두는 이구동성으로 "영선아~  고마워~"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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