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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l 13. 2019

월출산 월출봉

그리고 맛있는 한우 샤브샤브


<2017년 3월 여고동창들과 함께>




"월출사~안에  다~알 뜨~거든~" 누구였더라? 버스 창으로 월출봉이 나타나자 걸쭉하게 노래를 시작한다. 달 뜨는 산. 월출봉. 몇 명이 따라 하다가 야.. 그런데 노래 가사 월출봉 맞아? 일출봉에서 달이 뜨냐? 월출봉 맞을 거야. 갈팡질팡 우왕좌왕 깔깔 푸하하하 아무렴 어때? "월출산에  다~알 뜨~거든~"




월출봉은 그 산세가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요기서 잠깐 미녀들(미국에 사는 우리 동창들)을 위한 한글 공부. ㅋㅋ 


山 뫼 산

勢 권세 세


산세 (山勢): 산이 생긴 모양.

"혜영아. 어서 찍어. 저 빼어난 산세는 꼭 남겨야 해. 어서." 
"옛쏠."

버스 창 밖으로 찍으려는 데 심한 전깃줄. 항상 전깃줄이 문제야. 전깃줄을 피해 요리조리 애쓰는데, "위로 올라서서 찍어야지." 우쒸. 이래라저래라. "귀하가 찍으시지요." 한마디 했더니 곁에서 미애가 "하하. 혜영이 말이 걸작이야." 깔깔대더니 그때부터 '귀하가 찍으시지요.'는 우리의 유행어가 된다...ㅋㅋ 





드디어 드디어 맛있는 점심시간. 한없이 허술하고 조그마했던 집인데 맛있기로 소문이 나 손님들이 몰려왔고
돈을 많이  벌었단다. 이렇게 큼직하게 멋진 집을 지어 이사한 지 오늘이 꼭 이주일 째, 완전 새 집으로 우린
들어가는 것이다. 호호 신나~





한우 샤부샤부인데 주인아저씨. 이 고기를 우선 참기름 찍어 먹어 보란다. 고기 맛이 기막히다고. 아. 그래도 샤부샤부 할 고기를 어떻게 쌩으로? 육회로 나온 것도 아닌데... 해서 망설이다 우린 모두 야채 듬뿍 담긴 팔팔 끓는 육수에 살짝 담가 좌삼삼 우삼삼 흔들어 주며 익혀 먹는다. 아~  살살 녹는 고기. 어찌나 맛있는지. ㅋㅋ

그런데 나중에 보니 이 지역은 육회가 모두 요런 식으로 도톰하게 나왔다. 샤부샤부 고기가 요렇게 도톰하게 나오는 것도 특이하다. 생생한 야채가 듬뿍. 팔팔 끓는 육수에 넣어 건져먹다 보니 빨리 그릇이 빈다.


"여기 야채 더 주세요~" 우리는 기다린다. 그런데 커다란 야채 통 들고 나타난 아저씨. 우리 테이블은 안 주고 옆 테이블로 가는 게 아닌가? 우쒸. 뭬야. 왜? 저쪽이 미녀인가? 하하. 정자 특유의 투덜거림. 정희, 월옥이, 명순이, 미애 있는 자리로 먼저 가는 야채 통 아저씨. 우리 테이블엔 정자, 영선이, 선혜, 그리고 나. "우리도 얼굴 되는데." 하하 투덜투덜하고 있는데 앗, 주인아저씨. 커다란 야채 그릇 통째로 주고 간다. 하하. 푸하하하. 





옆 테이블에 있는 물을 달라하니, "귀하가 드시지요~" 크크. 혜영이 어록이여. 툭하면 '귀하가 하시지요~' 

"야, 우리 죽을 만들자.  혜영아 달걀 얻어와." 정자는 명령이 자연스럽고 난 순종이 자연스럽다. 발딱 일어나 
주방으로 달려간다. "저기요~ 우리가 죽을 쑤려는데 날달걀 한 개만 주시겠어요?" 정중하게 부탁드리니, 달걀은 물론, 죽에는 최고라며 김가루까지 듬뿍 주신다.


정자가 척척 재료를 냄비에 투하. 영선이의 손맛이 가해지며 뽀골뽀골 너무도 맛있게 죽이 쑤어진다. 반대편 테이블에서 부러워 난리. 호호. 결국 정선이가 얻으러 오고... 너도 나도 죽 달라~ 불티나게 팔린다. 아, 맛있어.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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