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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n 06. 2023

애앵 애앵 불자동차 소리

TV에서만 봤지 소방관복 입은 소방관들 정말 처음 봐요.
그렇지? 나도 그래. 나도 좀 찍어야겠어.


젊은 새댁은 겨우 몇 달이나 되었을까? 겨우 목을 가눌 정도의 갓난쟁이를 앞에 달고 무얼 알아듣는 사람에게 이야기하듯 이곳 설명을 자세히 해준다. 불이 났고 소방관 아저씨들이 많이 왔다고. 아기는 젖 달라고 계속 칭얼댈 뿐이다. 하하.

애앵애앵 불자동차 소리가 요란하다. 모지? 불이 났나? 에이 그러다 말겠지 시큰둥하다 소리가 점점 커지는 통에 급기야 베란다 문을 열고 보니 앗 앗앗 이거 모야? 우리 동인가? 바로 우리 동 앞으로 사람들 가득 불자동차 가득 난리도 아니다. 베란다 문을 열고 고개를 쭉 빼서 밑을 보니 20층 우리 윗집 아저씨 역시 고개를 빼고 보고 있었는가


무슨 일 있나요?


머리 위에서 물어본다. 고개를 올리고


그러게 말이에요~
불났나요? 우리 동인가요?


옆에 기둥이 가려서 우리 옆 라인인지 아니면 그 앞동인지는 명확지 않다. 그러나 불자동차가 어마어마하게 몰려오고 있다.


어디 다녀오셨어요? 그동안 왜 그렇게 안보였어요?


하하 그 와중에 윗집 아저씨는 나의 안부를 묻는다. 엘리베이터에서 툭하면 마주치기 때문이다.


 네~ 서울 다녀왔어요~


그리고 다시 앵앵 불자동차 소리. 19층 나도 우리 윗집 아저씨도 고개를 쑤욱 빼고 아래를 보고 있다. 하하 그러나 호기심 천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 마침 나의 아지트인 카페에 가려고도 했고 서둘러 집을 나선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12층 새댁은 그렇게 아가를 달고 끝없이 설명하며 함께 그 현장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둘이 처음 가까이서 보는 소방관복 입은 소방관들을 찍었다.


불은 우리 동이 아니고 우리 앞동에서 난 거였다.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매우 젊은 사람들. 우리 앞 동은 작은 평수라 젊은 새댁이 많다. 신생아들까지 유난히 아가들이 많다. 젊은 아빠들이 아가를 안고 마당에 한가득이다. 불자동차는 앵앵거리고 아가는 앙앙거리고.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화재경보가 났어요. 대피하라 해서 무조건 아기 안고 내려왔어요.


모처럼 휴일을 느긋하게 즐기던 젊은 엄마아빠들이 대거 내려왔다. 다행이다. 엄마 혼자였으면 어려웠을게다. 얼마나 놀랐을까? 처음엔 연기가 났는데 어디서 났는지 알 수가 없었고 결국 겨우 찾았는데 원인인 즉 음식을 가스불에 올려놓고 깜빡 잊고 외출한 집 때문이었다. 결국 소방관이 줄타기로 그 집에 들어가 다행히 큰 불 시작 전에 잡은 것 같다. 조용한 휴일 대낮에 한바탕 소동이었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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