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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

엔탈롭 캐니언

미국여행 30 (221120 - 221207)

by 꽃뜰

선택관광의 경우 우리는 거의 선택하지 않았다. 그 시간에 우리만의 자유시간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시간 투자 돈 투자가 아무리 된다 해도 엔탈롭 캐니언은 꼭 봐야겠다 생각했다. 사진에서 본 둥글둥글 환상의 곳이 바로 이 엔탈롭 캐니언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여긴 인디언 구역이다. 그래서 인디언 가이드를 따라가야만 한다. 인디언이라길래 영화에서 본 나무 깃털로 장식한 말 타고 있는 멋진 인다언을 상상했는데 푸하하하 웬 시골아주머니 같은 분이 시골아주머니 복장으로 등장했다. 개인 활동은 금지되어 있다. 함께 가고 함께 멈추고 함께 사진 찍는다. 거대한 동굴 입구로 들어가는데 심상치 않다. 우아. 너무도 아름다운 신비의 곡선. 둥글둥글 세월의 연륜이 묻어있는 바위들에 햇빛이 비추며 오묘한 색깔을 뿜어낸다. 모래처럼 부드러워 보이는 둥글둥글 거대한 바위들. 갑작스러운 소나기로 급류가 몰아치며 생긴 좁고 긴 협곡을 슬랏 캐니언(Slot Canyon)이라고 하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게 바로 여기 엔탈롭 캐니언(Antelope Canyon)이다.


1931년 길 잃은 양을 찾아 헤매던 양치기 소녀에게 발견된 이곳은 1980년대 말부터 일반인에게 조금씩 소문이 나기 시작해 소수의 전문사진작가들이 자유롭게 사진촬영을 하던 장소였다. 그런데 점점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져 투어가 생겼고 방문객은 더더욱 많아졌다.


아, 어떻게 이런 풍경이? 오묘한 빛의 계곡을 담아내는 많은 작품들을 보며 참 궁금했었다. 그게 바로 이곳이었다. 난 그대로 표현은 못하지만 그 현장에 있어보니 사진작가들이 어떤 풍경을 담아낸 건지 잘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마지막에 나타난 소변금지. 푸하하하 한국어 영어 중국어 표지가 나란히 있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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