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행 32 (221120 - 221207)
남편과 둘만의 그랜드 캐니언 특별 산책을 마치고 경비행장으로 옮겨 사람들을 기다린다. 비행장 안으로 들어가니 자원봉사자들일까 꽤 연세 많아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빨간 가이드 복장으로 반갑게 맞아준다. 일단 하이 해놓고 푸하하하 무언가 영어를 해야지? 나의 적극성은 여기서도 발휘되어 비행기 도착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찍을 수 있을까요? 용감하게 물어본다. 통한다 통해. 현지 영어가 통한다.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직접 나를 데리고 안내해 준다. 오호호홋 감사합니다. 기다려서 생생하게 도착하는 비행기를 촬영한다. 조용히 기다리지 않고 여기저기 들쑤시며 이 말저말 해대는 내가 남편은 영 못마땅한가 보다. 점잖게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있을 뿐이다.
킹맨에 도착해 뷔페에서 저녁식사를 한다. 집밥 귀신인 남편은 이런 곳 음식이 영 불편하다. 느끼 해 죽겠단다. 다시 달리고 달려 라플린으로 와 호텔에 짐을 풀자마자 불편한 남편의 속을 달래러 산책길에 나선다. 속이 불편할 때마다 남편은 무언가 운동을 하면 속이 빵! 뚫린다 한다. 오케이. 함께 걸어요 걸어~ 카지노를 마다하고 걷는데 동참한다.
라플린(Laughlin)은 1964년 네바다주의 남쪽 끝자락을 구매한 미네소타주 오와토나 원주민 돈 라플린(Don Laughlin)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훨씬 더 큰 애리조나주 불헤드시티에서 직접 가로지르는 콜로라도강에 위치해 있다.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길게 강 따라 산책로가 있고 줄줄이 멋진 호텔들이 늘어서있다. 호텔의 화려한 장식을 구경하며 우린 한밤중에 걷고 또 걷는다. 30년 전 라스베이거스에서의 마지막 밤에 그렇게나 카지노가 궁금했는데 그것도 한 때뿐 지금은 흐느적흐느적 남편과 함께 하는 밤산책이 더 좋다. 저 답답한 실내에서 무슨! 의견 일치로 라플린 호텔 화려한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걷는다. 아, 어느새 마지막 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