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너하임에 있는 아들 집에 있으면서 오늘은 월드컵 축구 16강전이 펼쳐지는 날. 월드컵의 열기를 아는 우리는 기대 만만으로 응원장소로 향한다. 하늘도 구름으로 아주 멋지다. 얏호~ 달려라 달려 드디어 들어서니 광장에서 어린 학생들이 K팝을 추고 있다. 맘껏 모양을 낸 한국 소녀들 뿐만 아니라 외국 소녀들도 있다. 바로 그들이 춤을 추는 그 광장에서 이제 응원전이 펼쳐진다. 오호 얼마나 신이 날까? 미국 이 근처 사는 우리 교포들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친단다. 와우. 미리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우우우웅웅 세팅부터 좀 미심쩍었는데 앗, 사람들 꽤 많이 몰려들고 이미 축구는 시작했다는데 방송을 잡지 못한 이곳에선 우왕좌왕. 시작부터 못 보는 게 아쉬워 사람들은 각자의 핸드폰으로 중계를 보기 시작하면서 다 함께 응원하려던 게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뒤늦게 겨우 화면을 잡아 잠시 응원 열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가 싶었지만 초반부터 우리나라가 여러 골을 얻어맞는 통에 곧 시들해졌다. 꽉 찼던 자리가 전반전 끝나고 여기저기 비기 시작한다.
미국에 있는 그들도 나만큼 기대를 하고 왔다 실망했을 것 같다. 게임이 진 것도 아쉽고 화면이 미리 준비 안 된 것도 아쉽다. 으쌰으쌰 신나게 하나 될 기회가 몽땅 날아가 버렸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단합은커녕 시시하게들 헤어졌다. 아들 집으로 돌아와 수영장인지 자쿠지인지를 내려다보며 감히 우리도 저기 들어가 볼까?남편이랑 망설인다. 푸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