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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Sep 26. 2023

라커룸 아주머니


아니 지금까지? 아 이러면 우리 일하는 사람 정말 힘들어요. 우리도 쉬어야지요. 탕 안에 들어서던 나랑 친구는 깜짝 놀랐다. 시계를 보니 오후 3시다. 골프장 라커룸을 겨의 삼십 년째 지키는 아주머니인데 친해졌다 느껴서일까? 그래도 우리가 돈 내고 공을 치러 온 손님인데 저렇게 말해도 될까? 본인의 의무를 안다면 감히 저렇게 말할 수는 없을 텐데. 저건 아닌데. 너무 웃으며 인사를 잘해드려서일까?  머리 말리고 휴지로 내 주위 머리카락을 쓸어 담으면 그럴 필요  없다며 웃었던 분인데 그렇게 친해졌다 느껴서일까? 곁의 친구는 흥분해서 난리다. 물론 그분께 말을 하진 않았지만 나랑 둘이 있으면서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고 씩씩거렸다. 나도 무언가 말이 목구멍까지 솟아올랐지만 참았다. 우리가 매일 그러는 것도 아니고 오늘 어쩌다  이야기가  재밌어 밥 먹고 커피 마시고도 한참 클럽하우스에 있다 오느라 그렇게 되었는데 거기서 왜 이리 늦게 오냐고 종업원이 탓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늦어지면 불편한 사람들이 있구나를 깨닫게는 되었지만 그렇다고 그걸 대놓고 손님에게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멤버들과 좋았던 기분이 싹 달아났다. 다음부턴 저 아주머니께 잘해드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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