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뜰 Oct 27. 2023

폭락

경주 보문호숫길을 돌면서 우리의 일박이일은 마무리되었다. 살짝 주식 시장을 보니 우아 모든 게 시퍼러둥둥 어마어마한 폭락이다. '난 아무것도 몰라요~ 5일 선이 20일 선 아래로 내려가면 매도할 뿐야요~' 만을 외치며 다른 건 못해도 요것만은 지켜내리라 했는데 그래서 5일 선이 20일 선 위에 있는 종목들로만 채워 넣고 있었는데 우아 어마어마하게 긴 음봉이 만들어졌다. 당장 5일 선이 20일 선을 뚫고 내려오리라. 만약 정말 내려간다면 그 심한 폭락 후에 5일 선이 20일 선 내려갔다고 매도해야 할까? 심한 급락 후엔 다시 심한 반등이 있기 마련인데. 분명 그런 갈등을 또 하겠지. 5일 선이 20일 선 아래로 내려가도 매도할 수 없는 합리적인 이유를 생각해 내겠지. 다시 오를 수도 있겠으나 그건 나의 원칙에 위배된다. 그 원칙 하나만이라도 철저히 지킬 수 있을 때 난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으리라. 그런저런 마음에 산책길이 살짝 어두워지려 했지만 하. 할 수 없지. 그래. 원칙만 지켜내면 내 할 일은 끝! 감정이 따라갈 필요 없어. 기계가 되어 5일 선이 20일 선 아래로 내려가면 매도하리라. 단단히 다짐하고 룰루랄라 아름다운 가을 산책길 깔깔 푸하하하 즐거운 엄마들에게로 다시 휙! 마음을 돌렸다. 


(사진: 꽃 뜰)


매거진의 이전글 와인병 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