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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Feb 13. 2024

저 끝자리 잘생긴 사람 누구야?


호홋. 바로 내 앞에서 A는 B에게 물었다. 저 끝자리 잘생긴 사람 누구냐고. A가 묻는 끝자리 남자는 바로바로 B의 남편이었다. 하하 그녀들 바로 앞자리에서 듣는 나는 너무 재밌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남편 회사 동료들로 이루어진 부부골프팀이다. 이제는 모두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함께 오랜 세월 회사생활로 무척 친한 분들이다.  A는 새로 합류한 부부의 아내로 남편은 회사동료들이라 잘 알겠지만 그녀는 누가 누구의 짝인지 잘 몰랐나 보다. 게다가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앉아있었으니 남편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을 게다. 세월이 가면서 정은 더욱 돈독해져 라운딩 후 4조 모두가 함께하는 식사 시간은 더더욱 화기애애 즐겁다. 나 혼자만 재밌자니 좀 아까웠다. 그래서 다들 조용히 식사중일 때 분위기도 업시킬 겸 내가 크게 말했다. B 서방님은 한 턱 단단히 내셔야겠어요~ 16명의 시선이 내게 확 당겨졌다. 내 앞의 A와 B도 무슨 일인가? 놀라서 바라봤다. 특히 B 서방님이라고 했으니 B가 더 놀란 눈으로. 여기 새로 온 A가 저 끝자리 잘생긴 사람은 누구냐고 B에게 물었어요~ 사람들이 크게 웃었다. B는 웃지 않았다. A도 웃지 않았다. 금방 후회가 되었다. 분위기 업은 무슨! 그 총대를 왜 꼭 메려고 해? 나에겐 굉장히 즐겁고 명랑한 대화 같았는데 A와 B는 그게 아니었나 보다.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A는 특히 얼마나 쑥스러웠을까? 잘 생겼다니 좋은 말이라고 크게 했지만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사람들은 웃었지만 난 계속 후회했다. 분위기 띄운다고 함부로 크게 이야기하지 말자.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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