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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Feb 09. 2024

카페 안 내 옆자리 젊은이 둘 3

두 젊은이의 도움을 받고 이대로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메뉴를 봤다. 슬쩍 옆을 보니 아이스커피를 마셨던 것 같다. 커피는 마셨으니 맛있는 딸기 라테나 그런 걸 시켜줄까? 그때 마침 카운터를 보니 사장님의 딸 젊은 아가씨가 있다. 그래. 가서 물어보자. 이미 나의 아지트가 되어 사장님과 친한데 가끔 엄마를 도우러 나오는 딸과도 친해져 있다. 무슨 일 있나 해서 가보려 했는데 웃고 계시길래 가만히 있었어요. 아이고 기특해라. 옆의 젊은이들이 혹시 못되게 구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가 보다. 젊은이들이 너무 친절해. 그래서 맛있는 걸 시켜주고 싶은데 어떤 게 좋을까? 음료는 마셨으니 빵이 어떨까요? 하면서 신제품이라는 아주 맛있는 빵을 권한다. 그래그래 그게 좋겠구나. 하는데 그녀가 살짝 검은 옷 입은 학생 어때요? 묻는다. 응? 괜찮으면 번호 따게요. 그 학생 꽤 잘생겼지. 그래서인지 좀 차가워보이던데. 난 내 옆의 작은 학생이 더 친절하고 잘 웃고 말도 잘해 좋던데. 그런데 우리 세대엔 그런 거 남자가 했지 여자가 안 해서 잘 모르겠다. 하하 제가 어쩌자고 이런 이야기까지 하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편하셔서인가 봐요. 하면서도 계속 묻는다. 그 검은 옷 학생 어떻냐고. 몇 번이나 좀 들 생기고 키도 작지만 인상 좋고 매우 자상하게 설명해주던  내 곁의 남학생을 이야기해 봤자 이 따님에겐  맞은 편의 키도 크고 마치 영화배우처럼 생긴 남학생이 팍 꽂혔나 보다. 어떡할까요~ 글쎄. 안 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그렇죠? 하하 할까 말까 아가씨는 갈등에 빠졌고 난 맛있는 빵 두 개를 받아 그 젊은이들에게 왔다. 도와줘서 고마워요. 웃으며 빵을 내려놓자 그들은 깜짝 놀란듯 아, 괜찮은데요 괜찮아요. 하면서도 매우 좋아한다. 곁에서 먹기 부담스러워할까 봐 난 주섬주섬 짐을 싸들고 나왔다. 과연 카페주인 따님은 그 잘생긴 남학생의 번호를 땄을까?         <끝>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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