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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Feb 19. 2024

50년 전 이야기

세월이 흐르고 흘러 새파랗게 젊던 지휘자 선생님도 깔깔 까르르 발랄하던 우리도 나이가 많이 들었다. 친구랑 잠시 옛날을 회상했다.


마산고등학교에선가였다. 우리의 연주가 끝나고 우리 학교와 마산고등학교의 페넌트 교환 식이 있었다. 우리 학교 여학생과 마산고등학교 남학생이 각 페넌트를 들고 양쪽 끝에서 나와 가운데서 만나 교환하려는 순간 둘 다 너무 긴장해서일까 꽝! 머리를 부딪고 말았다.


단체 40명이니 5분 목욕이라는 것이 최대의 과제였다. 과연 5분 안에 목욕이 가능할까? 머릿속으로 어떻게 물을 뿌리고 어떻게 닦고 어떻게 어떻게 딸딸 외우고 시작! 하는 순간 파트별로 목욕탕에 뛰어들어가 정말로 후다다닥 5분 이내에 끝내던 목욕. 우리가 해낼 수 있음에 너무 놀랐다. 5분 만에 머리 감고 온몸을 닦는 게 가능하다니.


사인펜 있어 사인펜? 급히 물었지. 빨간색요? 파란색요? 하길래 기뻐 아무거나  빨리빨리! 했더니 글쎄  없는데요~ 하는 거야. 가끔 아주 가끔 굳어있는 우리를 위해 전혀 웃지 않으시며 진지하게 들려주시던 이런 이야기에 우린 빵! 터지곤 했다.


(사진: 여고 앨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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