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VIP 고객이라 혜택이 많으니 한 번 상담받아보세요."
인터넷이 안돼 100번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는데 모든 절차가 완료되자 상담사가 권유한다. 전에도 그런 권유를 받고 상담을 받았는데 싸게 TV 보기를 추가하라는 것이었다. TV 그리 많이 보지도 않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야 해서 멈췄던 기억이다. 거실에도 안방에도 커다란 TV가 있는데 안방 것은 보지도 않으므로 일부러 돈을 더 내고 셋업박스를 설치하지 않았다. 그 자료가 남아있는지 본래 15,000원인데 우린 특별히 7,000원으로 볼 수 있다며 추가 설치해 보라고 한다. 그래서 본격 상담을 시작했는데 명의가 지금 미국에 있는 아들로 되어있어 안 되겠다 한다. 그러니까 확 마음이 변한다.
"아, 방법이 없나요? "
"본인 신분 확인을 해야 하는데 어렵겠습니다."
"그렇죠. 국제전화로는 안 되겠죠. 시차도 있고."
전혀 관심도 없었는데 그리고 보니 안방의 커다란 TV에 연결해서 보면 매우 편할 것도 같다. 아니 그럼 외국에 있는 사람은 못하나? 나 같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정말 방법이 없나? 뒤적뒤적 온갖 걸 찾아서라도 꼭 설치하고 싶어 진다. 사람마음이 참 얼마나 간사한가. 좀 해보라고 할 때는 에이 그런 걸 뭐. 하다가 할 수 없다 하니까 아니 왜! 방법이 없을까? 꼭 설치하고야 말리라로 확 방향전환이 된다. 하이고.
(사진: 꽃 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