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매주 수요일이면 백화점에서 하는 원어민 중국어 수업에 간다. 수강생에서 선생님까지 모두 여자들인데 나의 남편은 딱 한 명 남자지만 내가 있어 씩씩하게 간다. 선생님과 시끌벅적하니 말하기 좋아하는 여학생들 사이에서 나의 남편은 점잖기 그지없다. 한 마디라도 더 하려는 여학생들. 한 마디라도 더 안 하려는 딱 한 명 남학생. 한참 이야기하다 보면... 푸하하하 이야기라니까 무어 중국어로 자유롭게 대화라도 하는가 싶지만 그거 아니다. 맛있는 중국어 제1권과 2권을 끝내고 3권을 새로 들어갔는데 전체 50분 수업에서 25분은 2권을 다시 하고 25분은 3권을 천천히 나간다. 3권의 처음은 2과 복습이다. 그러다 보니 옛날 배운 게 소환되며 아는 것은 크게 말하게 된다. 여학생들은 그렇다. 그런데 남학생은 왜 그렇게 말을 안 할까? 완벽한 문장이 안되면 절대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여학생들은 일단 몇 단어만 알아도 크게 답을 하고 그게 틀려도 깔깔대며 고침을 받는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알아간다. 선생님 역시 그런 여학생들 자세가 외국어를 배우는 데는 최고라며 남학생에게도 말을 좀 많이 하라고 한다. 그래도 그 딱 한 명 남학생은 조용하다. 자기 차례에서만 아주 간단하게 답을 한다. 우리 여학생들은 자기 차례 아니라도 막 덧붙여서 말하면서 시끄럽다. 그렇게 크게 많이 말하는 게 언어학습엔 최고라고 하니까 우리 여학생들은 마냥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며 공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