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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Oct 19. 2024

나의 새벽루틴 어게인!

나의 행복한 새벽 루틴도 반납하고 소설이라는 것을 써봤다.

아 그 상상력의 빈곤인지 참 소설 쓰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재미도 있었다.


어쨌든 상상력을 마구 발휘할 수 없는 게 단점이었다.

소설가는 상상력이 뛰어나야 할 것 같다.

그러므로 난 소설가 되기는 그른 것 같다. 하하.


그러나 도전해 봤다는 데 의미가 크다.

꼭 소설가가 안되어도 좋다.

하하 그러면 부담 없이 맘껏 소설이라는 데

도전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서서히 소설 한 편씩을 써봐야겠다.

그러나 나는 소설 쓰는 데는 젬병이라는 것을

철저히 느낀 순간이기도 하다.

그래도 어쨌든 시작을 했고

그리고 끝을 냈다. 그걸로 끝이다.

도전해 봤으면 됐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보는 거다.

그래도 그것 때문에 나의 새벽 루틴을

완전히 없앤 건 좀 심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주 멋진

나의 새벽루틴을 해왔기 때문이다.


5시 20분 알람소리에 깨자마자

북북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고

로션만 바르고 재빨리 챙겨놓은

배낭을 들고 집을 나선다.

그게 5시 38분.


핸드폰을 꺼내

빠찡코 영어 소설을 듣는다.

예쁜 목소리의 여자가 실감 나게 읽어준다.


빠찡코 속 한수의 매력 속에 빠지다가

노아 모자수의 안타까운 이야기에

맘 졸이다 보면 교회에 도착한다.

그게 새벽 5시 56분.


옛날옛날 대학시절 읽던

영어 성경을 펼치고 모두들

한글 성경을 읽는 속에 나 홀로

그 영어를 읽는다. 푸하하하

그 스릴과 재미가 또 기가 막히다.


1983년 큰 애를 낳아 키우느라

정신없는 그 와중에도

짬만 나면 읽었는가 보다.


83년 10월 7일

84년 5월 6일 다시 시작

그런 메모들이 있는 특별한 영어성경을

읽어가는 그 감동이라니.


그렇게 하루 한 장씩

성경을 읽고 설교해 주시는 말씀을

듣고 나면 6시 35분.


다시 빠칭코

영어로 읽어주는 걸 들으며

동이 터오는 새벽길을 걸어

우리 아파트 단지에 있는

헬스장에 들어가면 6시 55분.


거기서 난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배운

4 -2 - 4 - 2 - 4 용법으로

나만의 특별한 아주 짧은 헬스를 한다.


하루는 다리. 하루는 팔.


다리인 날은

레그 프레스 4분 하고 2분 쉬고

레그 익스텐션 4분 하고 2분 쉬고

레그 컬 4 분하고 끝이다.


팔인 날은

랫풀다운 4분 하고 2분 쉬고

숄더프레스 4분 하고 2분 쉬고

펙덱플라이 4분 하고 끝이다.


서둘러 집으로 와서

모두의 아침 식사 준비. 사사삭.


달걀을 삶고 빵을 굽고 사과를 깎고 양배추를 씻고

오이를 썰고 당근도 썰고 각자 접시에

건자두와 견과류와 치즈.

우유에 시리얼 그리고 각자 영양제.

비타민 씨 비타민 디 오메가. 루테인까지.

작은 종지에 영양제를 식사와 함께 두니

매일 잊고 안 먹던 게 사라졌다.


그렇게 중요하고도 매력적인

나의 새벽 루틴을 하고 있었는데


홀로 사시던 92세 엄마도 모시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엄마를 보겠다고

미국에 사는 오빠 부부도 오고 하여

도저히 시간이 안 나는데 소설에

도전은 해보고 싶었다.


시간?

내게 가능한 시간이란

새벽밖에 없었다.


그래서 과감히 나의 새벽 루틴을 반납했다.

그 시간에 나는 앉아서 글을 썼다.


이 소설 다 쓸 때까지 만요~


하나님껜 그렇게 양해를 구했다. 하하.

그런데 이제 소설을 끝냈으니

나의 새벽 루틴으로 돌아간다.

나의 새벽 루틴 어게인!


그래, 그렇게 하면 돼.

그동안 빠진 거에 너무 자책하지 말자.

나름 이유가 있어 새벽루틴을 미룬 거니까.

다시 때가 되어하면 되니까.

그리고 그때가 되어 난 다시 하고 있으니까.


푸하하하

나의 새벽 루틴 어게인!

난 오늘 나의 새벽루틴을 했다.


그런데 우연일까.

하루 한 장씩 읽어가는데

내가 빠진 그 한참 동안

구약 성경이 다 끝나고


어마나

신약 성경의 시작.

마태복음 1장 1절이다.


하하  이 무슨 기막힌 인연일까.

그래 나의 새벽루틴 어게인!

내일 새벽을 위해 난 어서 자야 한다.

쿨쿨~ 나의 내일 새벽루틴을 위하여 파이팅!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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