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M은
거기 합류하기 위해 오늘
새벽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리고도 아침 연습에 참여했다.
아침 연습?
남편 질문에
친구들이 우리 집에 모두 묵는 거!
라고 답한 뉴저지 커다란 집에
살고 있는 동창 덕에
우리 십여 명은 그 애 집에 묵으며
연주를 했었다.
그 친구들이 다시 모였다.
이번엔 베트남이다.
그리고 다낭과 호이안을
관광한단다.
그래서 우리는
강남에 있는 스튜디오를 빌려서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
빌딩 지하에
칠판이 있고 피아노가 있고
보면대가 있고 의자가 있고
방음시설이 되어있는 곳.
한 시간에 3만 원이다.
모두 모여 연습할 수 있는
귀한 공간이다.
처음엔 한 달에 한 번씩 해서
나는 서울 오는 길에 연습에 참여했다.
그때 환갑에 뉴욕 갔던 친구들 중에
한 명은 이미 하늘나라로 갔다.
아파서 갔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나머지 친구들이 다시 모였다.
작곡 전공으로 교수 한 애가 피아노를 치고
성악 전공으로 교수 한 애가 지휘를 한다.
여고시절 소프라노는 소프라노를
여고시절 메조는 메조를
여고시절 알토는 알토를 한다.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아줌마 근성 때문일까?
일부러 돈내서 빌린 곳
쉬는 시간 없이 맹훈련이다.
힘들게 힘들게
모든 연습이 끝나면
점심을 먹으러 간다.
이날은 이래서 얘가 사고
저 날은 저래서 쟤가 사고
어느 날은 어때서 누가 사고
그렇게 우린 돌아가면서 밥을 산다.
커피도 산다.
카페에서 한없이 이야기한다.
피곤해서 집에 얼른 가야겠다며
양해를 구하고 미리 나왔다.
어디 가지?
그냥 강남 이곳을 걸어볼까?
쉰다 해놓고 여기서 들키면 안 되지.
그래. 일단 전철을 타자.
너나 나나 이곳 어딜 그리 잘 안다고. 푸하하하
강행군을 하다 보니 영 기진맥진이다.
우리도 나이가 들은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