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게 몰까?
이른 새벽 길가에
얌전히 모셔져 있는
양주 한 병과 커다란 컵.
가까이 다가가
술병을 흔들어본다.
제법 묵직하게 들어있다.
모지?
몰까?
그러면서 난 왜
아버지가 생각날까?
술을 참 좋아하셨던
우리 아버지.
술을 참 말리셨던
우리 엄마.
지금 엄마는 종종
말씀하신다.
그 좋아하시는 술,
실컷 드시랄 걸 그랬나 봐.
어차피 그리 가실 거였다면.
난 마구 상상한다.
누군가 술을 너무 좋아하는데
아내가 많이 말리는가 보다.
그래서 나름 저 술과
이별식을 한 거 아닐까.
굿바이
술이여 굿바이
그렇게~
누군가 마시라고
곁에 컵까지.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