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께서 오랜 단골이라고
10프로 이상 할인해 드리라 했어요.
캬~
꽤 잘생긴 총각이 말한다.
오늘은 결석이 많아
식비가 235,000원 나왔는데
현금을 내니
뒤 우수리 다 떼고
20만 원만 내라는 것이다.
하하 아 좋아라.
조금이라도
할인받아 모임 살림에
보탬이 되려고
우린 현금결제를 하며
언제나 묻는다.
현금으로 할 건데
조금 할인 안 되나요?
하하 그걸로 대개
10프로를 할인받았었다.
그런데 이번엔 더 해준 것이다.
이 모임도 어느새
20년이 다 되어간다.
앞 베란다로는
초록빛 끝없는 산이
뒷 베란다로는
시내 저 끝까지
풍경이 너무 멋지다고
남편 회사동료들이
너도 나도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함께 이사오고 싶은데
분양 못 받은 분들은
프리미엄을 주고 샀다.
그렇게 같은 직장 동료
열 집이 이사 오게 되었다.
그때부터 우리 모임의 시작이다.
제일 먼저 이사 온 부부가 회장.
제일 꼴찌로 온 부부가 총무.
그렇게 좁혀나가 돌아가면서
회장 총무를 했다.
아, 내년에 칠순이시래요~
우아 칠순요?
그 많은 나이에 너무도 깜짝 놀랐는데
이젠 나의 남편도 칠십을 넘었다.
그렇게 모두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다.
처음 이사와선
집으로 돌면서 시작했다.
아, 이 집은 인테리어를 이렇게 했구나.
아, 이 집은 먹는 걸 이렇게 하는구나.
남자들끼린 직장 동료로
아주 잘 아는 사이.
엄마들끼린 사택 생활로
아주 잘 아는 사이.
집으로 도는 건
그러나 처음 딱 한 번.
여자들의 반대로 하하
맨 처음 만남 딱 한 주기 빼고
식당에서 카페에서 만난다.
흘러가는 세월에
그냥 마냥
함께 앉아있기만 해도
이야기가 술술 풀리는
정다운 그 모임이 오늘 있었다.
기분 좋게 할인받으니
막 신이 난다. 하하
다음 달도 예약할 께요~
총무인 나는 그걸로
감사를 표한다.
잘생긴 총각이
너무나 좋아한다.
하하 그걸 보니
덩달아 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