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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Oct 29. 2024

아줌마 근성

삐보삐보?

삐리리삐리릭?

삐릭삐릭?


여하튼 보통 전화음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특별한 음.


민병철 영어다.

아뿔싸. 또 깜빡했다.


모임 있을 땐

취소를 해야 하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바로 그 특별한

전화벨소리에 깜짝 놀란다.


우리는 지금 막

모임이 끝나고

각자 차로 흩어져

집으로 가려던 참이다.


잘 가요~

다음에 또 만나요~

건강하게 지내깁니다~


등등의 인사말을 하며

손을 흔들고

악수를 하며

아쉬움의 헤어짐을

하고 있을 때다.


일단 받았다.

받자마자 수업 취소를 하려다


앗, 잠깐!

수업료가 얼만데.

그냥 이야기하면 되는데.


나와 함께 차 타고 가는

엄마에게만 양해를 구하면 되는데.


그러니까 본전 생각

아줌마 근성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그냥

이야기해 나갔다.


옆의 엄마에게

손짓 발짓으로

양해를 구하며.


미안해.

오늘 수업 준비를 못했어.

왜냐하면....


원어민 영어 선생님께는

지금 나의 상황을 설명하며

교재가 아닌

프리 토킹을 원한다 했다.


오늘 어떤 모임인지

만나서 무얼 했는지

등등의 이야기를 10분 동안

쏟아냈다. 그제야 난

옆의 엄마에게 말한다.


미안해.

수업 취소한다는 걸

깜빡해서.


아, 괜찮아요.


하면서 내가 말한 내용을

줄줄 다 이야기한다.

듣는 건 하는데 말하는 걸

못한다며.


그럼 이런 전화영어 해봐.

무조건 말을 하게 되니까.


난 적극 권유했다.

푸하하하 웬 오지랖.


이 역시

아줌마 근성이다.

득이다 싶으면

무조건 권하는 거. 하하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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