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미치겠다.
위대한 발견 운운하며
감꽂이를 사다
주렁주렁 내 딴엔
멋있게 곶감을 만든다고
달아놓았는데
엄마가 그걸 오늘 다
빼놓으셨다.
이런 걸 돈 주고 샀겠지?
하면서 감꽂이를 다 뽑아 놓으셨다.
아니, 엄마 왜?
이런 걸로는 곶감이 안돼.
손으로 만져주면서 말려야지.
거긴 손으로 만질 수도 없지 않냐.
잘 매달린 채로 만지면 되는데.
안돼. 만질 수가 없어.
게다가 엉엉
또 큰소리를 들었으니
이거 얼마나 된다고
고작 이런 것 때문에
비싼 전기를 쓰냐?
선풍기 당장 꺼라.
하면서 선풍기 코드를
아예 뽑아놓으셨다.
지금까지 틈나는 대로
선풍기를 정성껏 쐬어
곶감이 꽤 잘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엄마 생각엔
그거 아닌가 보다.
하이고 어쩌자고 저걸
몽땅 뽑아놓으셨을까.
소쿠리에 말리다간
곰팡이 필텐데.
아이고 어쩌나.
엄마! 그걸 왜 빼놓아요!
소리치고 싶지만
아, 그럴 수는 없지 아니한가.
엉엉.
최대한 표정을 감추고
엄마~
이 곶감은 엄마가 책임지고
맛있게 만들어주셔야 해요~
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조몰락조몰락
곶감을 하나하나 만져서
넓게 펴시며
그래 내가 아주 맛있게 만들어줄게.
쓸데없는 거 앞으로 사지 말고
선풍기 전기 아껴라.
아이고 오 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