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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Nov 03. 2024

누나! 절대 콩 삶고 그런 귀찮은 거면 안돼!

캐나다에서 온 남동생은

엄살이 심하다.


누나!

절대 콩 삶고 그런

귀찮은 거면 안돼!


절대 그렇지 않아.

네가 커피 내리는 그 정성이면

이거 하고도 남는다.


그렇다.

그 애는 커피에 정말

지극 정성이다.


아침마다 핸드드립으로

내려먹는 그거보다

두유는 얼마나 편한가.


그 애는 나에게 부탁을 했었다.

순수 콩물이라고.


친구들이 몸에 좋다고

꼭 먹으라 했다며

쿠팡에 주문 좀 해달라고.


일 때문에 자주

우리나라에 오는 그 애는

주로 강남의 호텔에 묵지만


일이 없고 짬만 나면

엄마 집으로 간다.


그래서 엄마는 지금

울산에 있지만


엄마 집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엄마도 한 달에 한 번

가셔서 친구들 만나니까.


아, 그런데

순수콩물이라는 그것.


정말 아무것도 안 들어간

거라는데 너무 비싸다.


30개 주문하니

거의 두유제조기 값이다.


어차피 아무리 뭐가 

안 들어갔다 해도


30일 보관하려면 

무언가 들어갔겠지.


직접 콩을 갈아 

두유로 만들어먹으면


가격도 싸고 

얼마나 신선한가?


난 한창 엄마들 사이예서

열풍이 불었던 두유제조기를

동생에게 추천한다.


그러나 나의 설득력이

부족해서일까.


누나!

콩삶고 닦고

그런 귀찮은 거면

나 안 해!


아니라니까.

너 커피 내리는 거

반의 반 노력도 안 들어.

일단 누나가 주문해 볼게.


부엌일을

귀찮아하는 그 애에게

두유제조기를 권한다.


엄마들 열풍에

덩달아 사놓기는 했지만

안 쓰고 처박아두었던 것을


마침 우유가 떨어져

며칠 전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었다.


우아 그런데

콩을 닦아 통에 넣고

메뉴를 두유!로 한 것뿐인데


홀로 드르륵 난리가 나더니

뜨끈뜨끈 너무도 맛있는

두유를 만들어낸다.


제조방법대로

콩을 계량기에 재서

했을 땐 무언가

맹탕같이 희멀건 게

맛이 없었는데


그래서 딱 한 번 해보고

처박아 두었는데


그냥 그런 거 없이

콩을 한 줌 넉넉히 넣고

물도 700 CC 부어 만드니

우아 고소하고 따뜻하고 진하고.


엄마, 나, 남편

한 컵씩 마시기

꼭 좋게 나온다.


그래서 난  

콩물을 주문해 달라는 

남동생에게


두유제조기를 

주문해 주었다. 하하


아무렴.

커피 내리는 그 정성

반에 반에 반도 안 될

노력으로


따끈따끈

무공해 천연 두유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일단 주문했고

다음 주 서울 가면

그 간단한 제조법을

전수할 예정이다.


하하 파이팅!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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