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은퇴한 남편과 24시간
실행
신고
라이킷
40
댓글
2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꽃뜰
Nov 03. 2024
누나! 절대 콩 삶고 그런 귀찮은 거면 안돼!
캐나다에서 온 남동생은
엄살이 심하다.
누나!
절대 콩 삶고 그런
귀찮은 거면 안돼!
절대 그렇지 않아.
네가 커피 내리는 그 정성이면
이거 하고도 남는다.
그렇다.
그 애는 커피에 정말
지극 정성이다.
아침마다 핸드드립으로
내려먹는 그거보다
두유는 얼마나 편한가.
그 애는 나에게 부탁을 했었다.
순수 콩물이라고.
친구들이 몸에 좋다고
꼭 먹으라 했다며
쿠팡에 주문 좀 해달라고.
일 때문에
자주
우리나라에
오는 그 애는
주로 강남의 호텔에 묵지만
일이 없고
짬만
나면
엄마
집으로
간다.
그래서 엄마는 지금
울산에
있지만
엄마 집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엄마도 한 달에 한 번
가셔서 친구들 만나니까.
아, 그런데
순수콩물이라는 그것.
정말 아무것도 안 들어간
거라는데
너무 비싸다.
30개 주문하니
거의 두유제조기 값이다.
어차피 아무리 뭐가
안 들어갔다 해도
30일 보관하려면
무언가 들어갔겠지.
직접 콩을 갈아
두유로 만들어먹으면
가격도 싸고
얼마나 신선한가?
난 한창 엄마들 사이예서
열풍이 불었던 두유제조기를
동생에게 추천한다.
그러나
나의 설득력이
부족해서일까.
누나!
콩삶고 닦고
그런 귀찮은 거면
나 안 해!
아니라니까.
너 커피 내리는 거
반의 반 노력도 안 들어.
일단 누나가 주문해 볼게.
난
부엌일을
귀찮아하는 그 애에게
두유제조기를 권한다.
엄마들 열풍에
덩달아 사놓기는 했지만
안 쓰고 처박아두었던 것을
마침 우유가 떨어져
며칠 전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었다.
우아 그런데
콩을 닦아 통에 넣고
메뉴를 두유!로 한 것뿐인데
홀로 드르륵 난리가 나더니
뜨끈뜨끈 너무도 맛있는
두유를 만들어낸다.
제조방법대로
콩을 계량기에 재서
했을 땐 무언가
맹탕같이 희멀건 게
맛이 없었는데
그래서 딱 한 번 해보고
처박아 두었는데
그냥 그런 거 없이
콩을
한 줌 넉넉히 넣고
물도 700 CC 부어 만드니
우아 고소하고 따뜻하고 진하고.
엄마, 나, 남편
한 컵씩 마시기
꼭 좋게 나온다.
그래서 난
콩물을 주문해 달라는
남동생에게
두유제조기를
주문해 주었다. 하하
아무렴.
커피 내리는 그 정성
반에 반에 반도
안 될
노력으로
따끈따끈
무공해 천연 두유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일단 주문했고
다음 주 서울 가면
그 간단한 제조법을
전수할 예정이다.
하하 파이팅!
(사진: 꽃 뜰)
keyword
일상에세이
누나
두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