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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뜰
Nov 09. 2024
조용한 뱃놀이였으면
아, 드디어 영화에서나 보던
이런 곳을 작은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 떠나는구나.
처음엔 설렘 가득이었다.
물론 입장하는 곳에서부터
노란 유니폼을 입은 청년들이
내 나이가 어때서~
라는 노래를 불러 젖히며
일제히 춤을 출 때
무언가 운치 있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겠다 싶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숲이 우거진
한적한 호숫가를
둥근 보트를 노 저어 갈 때
얼마나 설레었겠는가.
하하 그러나 정말 얼마 안 가
아주 커다란 강이 나오고
거기 한가득 그런 배들이 있고
사방에서 춤을 추거나
보트를 힘차게 돌리며
내 나이가 어때서~
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팁을 주고 있다.
두 명씩 탄 작은 보트들이
강 중간중간에 있는
노래하며 춤추는 사람
보트 잘 돌리는 사람 앞으로
집결을 했다.
그리고 그들은
장기자랑 하듯 크게
노래 부르며 춤을 췄고
곡예하듯 크게
보트를 앞뒤로 돌렸다.
보트 안에서 그걸 구경한 우리는
팁을 낼 수밖에 없었고
그러면 운전자들은
노 끝에 돈을 붙여
우리들의 팁을
직접
노래하며 춤추는 사람에게
그리고 보트 돌리는 사람에게
전했다.
팁 달라는
듯
그
열심히 하는
행위에
아무리 가이드가
여행사에서 이미 지불했으니
팁을
안 줘도 된다 했던들
어찌 천 원씩의 팁을
안 줄 수가 있을 까.
집결해
있는 보트들이
여기 도 천 원
저기도 천 원
노 젓는 자가
길게 뻗은 노 끝에 붙여
노래하며 춤추는 자에게
보
트 젓는 자에게 전달한다.
그러면 그들은
감사의 뜻으로
더욱더 열광적으로
노래
부르며 춤추고
보트를
위아래로 돌린
다.
그러면서
그 넓은 강전체가
그 많은 보트들이
그 많은 사람들이
시끌벅적
요란법석이 된다
역시 들려오는 소리는
거의 우리나라 말.
경기도 다낭시
경기도 호이안시란다. 하하
땡볕에 너무 시끄러운
보트나들이였다.
조용하고
운치 있는
뱃놀이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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