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뜰 Nov 18. 2024

엄마! 쫌!

엄마! 쫌!


나도 모르게 소리가 꽥! 나왔다.

아, 우리 엄마.

너무 하시지 않은가.


서둘러 엄마~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가야 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안 나오신다.


들어가서 보니

토닥토닥 화장대에서

얼굴을 두드리고 계신다.


아, 얼굴 두드릴 게

무어 저리 많을까.


7시 반에 알람이 울렸다.

엄마 핸드폰의 알람이다.


일어나셨다.


엄마~ 어서 준비하시고

아침 식사하러 나오세요~


그래.


자꾸 나의 잔소리가 커지는 것 같아

그냥 모른 척 아무 소리 없이 기다렸다.


이제나 저제나

언제 나오시려나 기다리는데

끝내 안 나오신다.


엄마 방 문을 여니

안 계시다.


드레스룸으로 가니

아이쿠.

토닥토닥 얼굴을

두드리고 계시다.


엄마 어서 식사하세요.


겨우 모시고 나와 식사.

아침 약 드시고

눈에 넣을 약 넣고


양치질에 꼭 15분 걸리는 엄마.


오늘은 양치질 대충 하시고

학교 가서 더 하세요.

빨리 서두르세요.


했는데 안 나오셔서

들어가 보니


다시 또

얼굴만 토닥토닥


아,

내게서 절로 꽥! 소리가

나왔던 거다.


엄마! 쫌!


그런 채로 엄마 빨리빨리!

코트와 안경 핸드폰 등을

내 손에 들고 후다닥 나가


막 도착하는 엘리베이터 속

요양보호사 선생님께

엄마를 바통터치. 흐유~


쟤가 나를 꼭 유치원생 보내듯 해.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통해

엄마가 요양보호사 선생님께

나를 고자질하는 게 고대로 들린다.

아이고.


(사진: 시애틀의 친구 H)
매거진의 이전글 아빠의 커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