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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ug 02. 2019

내 친구 엄마



헉헉헉헉 클 날 뻔했다

빠아아  열차 놓 뻔했다


그녀도 나도 계산을 잘 못했다

녀도 나도 서울 녀가 아니다

그녀는 미국 나는 울산


계산은 전철로 해놓고

아뿔싸 버스로 서울역까지


열차 출발 시각은 다가오는데

버스는  가다 멈추고 가다 멈추고

캬~ 정류장 많기도 해라


어떡하지 놓치면 어쩌나

쿵쿵 쾅쾅 쿵쿵 쾅쾅

멈출 때마다 시계 또 시계


디어 서울역 쌩쌩 달려라 달려

그야말로 눈썹이 휘날리도록이다.


헉헉헉헉 아 숨차 꼴까닥 숨 넘어갈 듯

타자마자 빠아아 앙 출발하는 기차 흐유




정신여고 제1회 선배님

내 친구 엄마는


경기여고가 우리 집 담과 어 있었어

그런데 경기를 떨어져 정신 갔지 모야

정말 싫었어.


28년생 92세 내 친구 어머니와

도란도란 옛날이야기다.


나는 어머니 침대에

어머니는 리클라이너 의자에


세월은 무섭다

고우시던 내 친구 어머니도

예쁘시던 울 엄마도

모두 할머니로 만든다.


두 분 참 멋지고 세련된

분들이었는데.


어머니 문단속 잘하고

이불  덮고 주무세요.

 

 안아드리고 나오는

맘이 편치 않다.

울 엄마내 친구 엄마도

이 긴긴밤 참 외롭구나.

다들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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