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 On The G String/Bach
마을에 전쟁이 일어났다.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피난길에 나선다. 그는 집에서 가장 아끼는 물건 바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바이올린을 들고 도망친다. 그러나 적군에게 곧 붙잡힌다. 감옥에 끌려 가 공포에 부들부들 떤다. 너무 무섭다. 어떻게 이 무서움을 달래지?
아! 나의 바이올린. 그래 바로 그거야.
그는 연주하기로 마음먹는다. 서둘러 악기 케이스를 연다. 아, 그런데 이를 어째. 바이올린 줄이 끊어져있는 게 아닌가. 전쟁 중에 악기를 들고 뛰어다니다 보니 줄이 다 끊어져버렸던 것이다. 으앙 눈물이 쏟아진다. 이를 어째. 두려움과 절망에 가득 찬 바이올리니스트. 눈물범벅인 채로 다시 들여다본다.
앗, 한 줄이 살아있다.
다 끊어진 줄 알았는데 바이올린의 네 줄 중에서 딱 한 줄이 살아있다. 흐유~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단 한 개의 줄로 연주를 시작한다. 바흐의 <4개의 관현악 모음곡> 중 3번의 '아리아'라는 악장이다. 끊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그 마지막 줄이 바로바로 바이올린 G 선이었다.
하하 요것이 바로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G선상의 아리아>에 얽힌 일화다. 그러나 일화는 일화일 뿐! 사실은 빌헬미라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바이올린의 G선으로만 연주할 수 있게 편곡한 곡이다. G선은 바이올린의 네 개 줄 가운데 가장 낮은 굵은 선이다. 그래서 이 곡이 <G선상의 아리아>로 불리게 된다.
이 곡을 쓸 때 바흐는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멜로디가 무척 부드럽고 대단히 아름답다. 그냥 포옥 빠져 듣게 되고 듣고 있으면 무얼까 마음속에 평화가 넘쳐난다. 아, 너무 부드럽고 애잔하고 감미로운 멜로디. 간드러진 다해야 할까 마음속 깊이 스며든다 해야 할까. 아 참 좋다.
정경화의 바이올린과 정명훈의 피아노로 준비했다. 정경화의 연륜에서 나오는 깊고도 다정한 음색 풍부한 음량이 너무 좋다. 게다가 누나와 동생이라니 아, 너무 멋진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