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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ug 12. 2019

말레이시아 브룽퉁 골프클럽

Bukit Beruntung Golf Club


<2017년 12월 23일 ~ 2018년 1월 6일>





드디어 출발

말레이시아 골프여행

보름 동안 
빨래도 안 하고
청소도 안 하고
밥도 안 하고
공만 친다는데
과연 그런 삶이 
가능할까?





구름 위를 나는
비행기처럼

나의 마음도 둥둥
구름 위에 뜬다

호호
아 좋아라





비행기를 타고 내리고

버스 타고 달리고 달려
기진맥진 패잔병 모습으로
한밤중에 숙소 도착





골프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와우
전망 좋은 방





새벽 5시 따르릉 알람에

벌떡 일어나 후다닥 

모든 준비 끝내고 집결 장소로


내 채가 어느 카트에?

두리번두리번

겨우 찾아 앉으면


출바아알~

우렁찬 소리에 기다리던

백여 명의 한국인 골퍼들

일제히 카트 출발




각 홀로 흩어진 골퍼들

뚜우~ 사이렌 소리에 


일제히 빵~  드라이버를 
휘두르는 샷건 방식


홀을 찾기도 

공을 찾기도 힘든 

아직 이른 새벽


그래도 마냥 즐거운 건

청소 빨래 밥하기에서 

완전 해방이기 때문 하하

 




불개미 극성에

남자들은 긴바지를 

양말 속에 꾹 찔러 넣고


이글이글 태양에
여자들은 선글라스에 
모자 마스크 토시





새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 몽실몽실


18홀 돌고 나니

짜잔~ 맛있는 점심이 한 상


후딱 해치우고

다시 18홀 전진~


예쁜 꽃이 방실방실

어서 오세요~ 하하




갑자기 하늘이 시커메지며
후드득 빗방울 


쏴아 쏴아 금세 엄청난 비

우르릉 꽝꽝 번쩍번쩍
천둥 번개까지


어떡해 어떡해

놀라 허둥대기 한 십여분?


언제 비가 왔냐 싶게

거짓말처럼 짱~ 해님 등장



사이렌이 울리면

재빨리 귀가! 위험하다


그러나 왜앵왜앵 

사이렌이 안 울면 만사 오케이

비가 주룩주룩 내려도 괜찮아요~


공치기를 절대 포기 않는  

우리 한국인이어라  하하





갤러리 많으면 꼭 실패
또랑 앞에 콕 박히는 공

아 창피~


괜찮아요 공은 안되기도 

잘되기도 하는 것


내공 안된다고 

지구가 멸망하는 것도
아니고~  호홋


밥 안 해도 돼
청소 안 해도 돼
빨래 안 해도 돼




공포의 13번 홀
36홀마다하지 않고 빵빵 

신나게 공치는 향숙 씨와 나.





저녁 어스름 
호수 가까이 떨어진 공


절대 호수 앞에서
쫄지 말자~


빵~ 멋지게 3번 우드를
날리려는 순간 앗!!!

잔잔한 호수에서
갑자기 쓰윽~


뭐야?

하이고 놀래라
사람이야 괴물이야

웃통 벗은

시커먼 아저씨가 씨익

하이고 오오오오오


호수에 잠수해
공 줍는 아저씨! 




멧돼지 지키느라
밤 새 묶여있던 개

대가족 마실 나온 원숭이





칵 카악 대드는 원숭이

하이고 무서워

여자라고 얕보나 봐





이 홀은 꼭 넘겨보자
서로서로 파이팅하며 빵~


멋지게 날려 호수 저편에

안착시킬 때의 그 짜릿함 와우





파란 하늘에 
두둥실 뭉게구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퐁당퐁당

치는 공 마다 잡아먹는

공포의 도랑





쭉쭉 뻗은 야자수

쭉쭉 뻗는 공


밤이면 꽃 피우는

대화의 방


화려한 과일 파티
이런 색깔 용과는
처음 봐요~


과일 준비로 바쁜 아내들
대화로 즐거운 서방님들




밤이면 야간 산책

어슬렁어슬렁 느린 걸음
두런두런 편안한 이야기
솔솔솔솔 시원한 바람


길게만 느껴진 보름이 

어느새 다 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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