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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가의 기법/바흐

The Art of Fugue BWV1080/Bach

by 꽃뜰





'푸가의 기법'은 '음악의 헌정'과 함께 바흐가 최후로 남긴 걸작이다. 1747년 '음악의헌정'을 완성하고1749년 '푸가의 기법'을 쓰다가 1750년 세상을 떠난다. 바흐는 말년에 시력이 악화되어 두번의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의사가 좋지않은 약을 써서 시력을 잃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헨델도 바로 이 의사에게 수술 받고 시력을 잃는다. 도대체 어떤 의사였을까?


바흐는 마지막으로 후세에게 전달할 교과서를 만든다. 딱딱하지만 자신의 음악 기법 중 가장 숭고하고 완벽한 것을 설명한다. 그는 어떤 악기로 연주해야 하는지 표시하지않는다. 어떤 악기로도 연주할 수 있도록 열어둔 것이다. 빠르기와 셈여림에 대해서도 지시하지 않는다. 연주자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 자신들의 예술성과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한다. 연주자들이 자신만의 멋진 그림을 그려가도록 도화지를 제공한 것이다.


http://youtu.be/cOlQzoULv4E



바흐는 우선 간단한 멜로디로 한 곡을 만들고 그 멜로디를 아주 느리게 변형해 섞어보고 뒤집어 다른 하모니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음악기법을 차례로 소개하고 이 멋진 작업으로 18개의 위대한 예제가 태어난다. 그리고나서 정성껏 19번째 곡을 만들기 시작한다. 앞선 곡들은 5분에서 길어야10분 정도의 짧은 곡들이지만 이 19번째 곡은 무려 15분을 넘어가기 시작하며 마치 천국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걸어가듯 계속해서 감동의 선율을뽑아낸다. 하지만 아직도 끝날 줄을 모른다. 이어 그는 또하나의 새로운 멜로디를 적기 시작한다.


'시플랫 - 라 - 도- 시'


라는 단 네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암울한 멜로디는 앞선 것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바흐는 이 작품을 결국 끝내지못한 채 평생 악보를 그리는데 사용한 시력을 완전히 잃고 죽는다. 그의 제자들과 후세의 작곡가들도 이 작품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끝까지 미완성의 걸작으로 남는다.


오늘날 이 작품을 노래하거나 연주하는 사람들은 미완성인 채로 공연을 끝낸다. 청중은 '맺어지지 않는' 심오한 여운으로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다. 마지막에 사용한 네 개의 음


'시플랫- 라- 도- 시'


작곡가의 마지막 서명이다. 이 음들을 독일식 알파벳으로 표시하면 'B - A- C- H ' 가 되기 때문이다. 바흐라는 이름은 본래 ' 시냇물'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가 만든 것은 대양이었다. 이 의미있는 19번곡을 듣는것으로 바흐를 마무리한다.



http://youtu.be/oJKg0UQkL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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