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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Dec 01. 2019

시애틀의 사진 잘 찍는 아이

나에게는 서울 덕수 국민학교 동창 네 명이 있다. 저 멀리 아르헨티나에 사는 고기 잘 굽는 아이, 시애틀에 사는 사진 잘 찍는 아이, 시카고에 사는 글 잘 쓰는 아이, 서울에 사는 산 잘 타는 아이. 그중 이번에는 시애틀에 사는 아이가 사진과 함께 그 애로서는 꽤 긴 글을 보내왔다. 영악한 나는 그걸 그대로 넘기지 않는다. 하하




예전에는 거의 풍경사진 위주였는데 요즘은 정물 사진이 대부분이네 특히 꽃 사진들... ㅎㅎ

얼마 전에 산에 가서 찍은 사진들이 있어서 올린다





오늘 오래간만에 산책 나갔는데 낙엽 지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아직도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았다


산책길이 아주 멋지다. 우리 산책길도 그렇게 을씨년스러웠다. 저 멀리 산에 하얀 눈이 보이는 게 아주 신비하다. 캬.. 이렇게 노란 꽃이. 낙엽들 사이에서.


그러게 말이야


놀라운 생명력이다.


우리 마당에도 살아있는 꽃이 있는데 역시 노란색. 낼 아침에 올릴게.

눈 보이는 산은 우리 집 뒷마당도 산책길도 아니고 국립공원의 일부이다 ㅎㅎ


오호 뒷마당에서도 산책길에서도 보이는? ㅎㅎ




어제 네게 약속한 뒷마당 노란 꽃 사진 올린다. 12월이 다되어가는데도 꽤 용기 있어 보인다. 홀로 남아서

어찌 보면 세상을 뜨지 못하는 무슨 이유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춥다. 

차에 살얼음이...


캬 성에 멋지다.

노란 꽃 어떻게 따뜻한 방으로 옮겨놓을 방법은 없을까?


내 생각에는 저 꽃이 올여름에 어느 숫벌과 깊은 사랑에 빠졌었는데 그 사실을 모르는 숫벌은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명을 다하고 작별인사도 안 하고 죽었다. 모르는 저 꽃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죽음도 미루면서 혹시 오늘은 자기에게 날아오려나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ㅎㅎ 그냥 살던 곳에 두련다. 어떨 때에는 죽음이 축복일 수도 있다.


슬프다.


그래. 코미디는 아니다.




어제 네 말 듣고 금잔화 줄기 길게 잘라 집안으로 가지고 왔다. 오늘은 더 추워서 마지막 기회였던 것 같다. 지금은 안에서 잘 자고 있다



너한테 고맙다고 전해달란다.


ㅎㅎ 거봐. 얼마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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