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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언철 Jan 07. 2020

2019 수술장과 2020 수술장

어제는 2019년 마지막 날... 오늘은 2020년의 첫날... 하지만 수술장은 그것과 상관없이 돌아가고 있다. 2019년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 것 같다. 작년에 이루고자 했던 것 중에 이뤄진 것도 있고 전혀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언제나 항상 좋은 결과만이 있기를 바라지만 꼭 그렇게 되지만은 않았다. 수술 후에 잘 회복해준 환자들과 회복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환자들... 나를 힘들게 했던 환자들... 나를 미소 짓게 해 주신 환자들... 나를 다양한 이유로 잠 못 들게 했던 환자들... 주마등처럼 흘러 지나간다. 그래도 올 한 해를 돌이켜 보면 큰 문제없이 넘긴 것에 크게 감사드린다. 수술은 혼자서 할 수 없는 것...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 오케스트라와 같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 그래서 내 주변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감사드린다.

 2019년 한 해는 나에게 나름 다사다난했던 한해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내 주변의 소소한 변화들과 조금은 자리 잡아가는 수술들과 많이 익숙해진 환경과... 부산에 내려온 지도 4년이 되어가고 나름 내려오면서 다짐했던 것들이 있다. 환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의사가 되자... 병원 직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자...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면 내 이름이 떠오를 수 있는 의사가 되자... 아직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조금씩 충실히 채워 나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외과의사로서 나에게 수술받는 환자들이 아무런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합병증은 생길 것이고 치료 결과가 나쁜 환자도 생길 것이다. 그래도 최고의 결과가 될 수 없다면 최선의 결과가 될 수 있도록 올 한 해도 노력해 볼 생각이다.


 나에게 수술받았던 많은 환자 분들에게 참으로 감사하다. 나를 믿어주신 것에 감사하다. 내년에도 아픈 분들은 나를 찾을 것이고 수술은 계속될 것이다. 조금 더 나은 나를 기대하며... 좀 더 나은 의술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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