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벌어도
불안이 사라지지 않았던 이유

by 혜다온

나는 돈이 부족해서 불안한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더 벌어야 안심된다고 믿었다

한동안 그렇게 믿고 살았다.

더 벌면 괜찮아질 거라고.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조금만 더 올라가면

이 마음도 같이 내려갈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 굶는 것도 아니었고,

당장 무너질 상황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은 늘 급했다.

뉴스에서는

물가가 오른다고 하고,

세상은 더 빨라진다고 하고,

누군가는 이미 앞서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속에서

나는 자꾸 계산을 했다.

“이 정도면 충분한가.”

“혹시 모자라면 어떡하지.”

“아이에게 기회를 못 주면 어떡하지.”

생각해 보면

나는 돈이 부족해서 불안했던 게 아니라,

어쩌면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그대로 두지 못해서였는지도 모른다.

특히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그 감정이 더 선명해졌다.


혼자였다면

조금 모자라도 괜찮았을지 모른다.


그런데

아이의 앞을 생각하는 순간부터는

나는 내 삶이 아니라

아이의 가능성을 먼저 계산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어떤 ‘기준’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다.


그저

지키고 싶었던 것 같다.


아이의 선택이

돈 때문에 줄어들지 않기를,

기회 앞에서

망설이지 않기를,

“우리 집은 안 돼”라는 말을

내가 먼저 꺼내지 않기를.

그래서 나는

더 벌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야

조금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이상하게도

조금 더 벌어도

마음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기준은 계속 올라갔다.

그때부터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건…

정말 돈의 문제일까.”

나는 그 질문을

한동안 제대로 붙잡지 못했다.

대신

더 벌어야 한다는 쪽으로

계속 밀고 갔다.

그게

가장 익숙한 방법이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벌어도

아껴도

계산해도

이 마음은

조금도 정리되지 않는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때 처음으로

다른 방향의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지금

무엇이 이렇게까지 불안한 걸까?

나는

무엇을 지키고 싶은 걸까?

그리고

나는 지금

어디까지를 ‘충분하다’고 보고 있는 걸까?

이 질문들은

생각보다 오래 머물렀다.

바로 답이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더 헷갈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질문들을

조금씩 붙잡고 있는 동안에는

예전처럼

무작정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끌려가지는 않았다.

아직 완전히 정리된 건 아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아무 기준 없이

계속 쫓기고 있는 느낌은

아닌 것 같다.

혹시 요즘

돈 때문에 마음이 자주 흔들리신다면,

그건 단순히

더 벌어야 해서가 아니라,

아직

스스로의 기준이

말로 꺼내진 적이 없어서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그걸

한 번에 알게 된 건 아니었습니다.

질문을 붙잡고,

적어보고,

지우고,

다시 적어보면서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요즘

돈 때문에 마음이 자주 흔들리신다면,

그건 더 벌어야 해서가 아니라

아직 기준이 정리되지 않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 기준을

조금 더 깊게 정리한 기록을

조용히 남겨두었습니다.


필요하신 분만

편하게 보셔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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