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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슴 Mar 18. 2019

내 감정을 잘 알고 잘 표현하고 싶어요

[1, 2] 감정 표현에 대한 두 개의 글

첫 번째 글

링크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65291

원본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Uj4TdT5PTsI

요약

- 흉악범죄 및 높은 자살률이 감정표현을 잘하지 못하게 만드는 문화와 관계있을 수 있다.

-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잘 못 읽는다.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 감정 표현을 잃게 만드는 요인 : 성 역할(남자는 울면 안 돼, 여자는 화내면 안 돼) 강요, 나이 들어가며 무뎌지는 것, 많은 업무로 인한 바쁨(여유 없음) 등



두 번째 글

링크 : http://newspeppermint.com/2018/04/10/alexithymia/

요약

- '감정표현 불능증'이라는 질병이 있다. 감정 '인식' 혹은 감정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증상임. '감정표현 불능증'은 정신적 건강 문제임에도 신체적 문제(고혈압, 편두통, 불면증 등)와도 연관 있다.

- '감정표현 불능증'을 앓는 사람은 인간관계에서도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정서적인 고통을 '이해'하고 '반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의 '정서적인 애착 회피(다른 사람과 정서적으로 가까워지기를 꺼려하는 것)'와도 관련이 있다.

- 감정 언어를 배우자. 자신의 감정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고, 기록하고, 표현해보자.



코멘트

언젠가부터 노력하고 있다. 감정 인식을 잘하고 싶고 감정 표현을 잘하고 싶다. 책을 읽다가 생소한 감정 표현을 만나면 한 번 더 곱씹어보고 어떤 감정일지 추측해본다. 슬픔도 슬프다고, 기대됨도 기대된다고, 기쁨도 기쁘다고 온전히 느껴보려 노력한다.


어떤 감정이 떠올랐을 때 구체적인 감정 언어로는 무엇일지도 생각해본다. 예컨대 '싫다'는 생각보다 추상적이다. 잘 생각해보면 '불안하다', '두렵다', '역겹다' 등의 구체적인 감정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 표현도 한다. 기쁨에 도취되었을 때 얼굴 표정이 추해질까 걱정하면서도 목소리의 톤을 높여 '앗싸' 외쳐보고 주먹을 불끈 쥐어본다.



지금도 아주 풍부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감정표현을 지금보다도 더욱 잘 못했다. 감정 언어로 말하자면 '의심스러움', '어색함', '두려움' 때문이었다.


"의심스러움" 뭐가 의심스러웠느냐,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옳은지 의심했다. 어떤 일을 당해서 기분이 나빴는데 기분 나빠해도 되는 건지 의심했다. 내가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나왔는데 정말 재미있는 영화가 맞았는지 의심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감정만큼은 옳고 그름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님을. 오히려 항상 옳다는 사실을 안다. 이 부분에 대한 바람을 담아 아래의 글을 썼다.

https://brunch.co.kr/@hedgehog/72


"어색함" 뭐가 어색했느냐,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했다. 어색함 중에서도 쑥스러움의 지분이 가장 크다. 남자라는 성 역할 때문인지 본래 나의 성정 때문인지 모르겠다. 정말정말 좋은 순간에 많이 들었던 말이 "너 진짜 좋은거 맞아?"였다. 어떻게 기쁨을 표현하는지 몰랐고 표현하는 내가 어색했다. 화도 어떻게 잘 내는지 모르겠다. 화가 많이 나면 화를 감추느라 안면 근육이 떨리기도 하고 손이 떨리기도 한다.


"두려움" 감정적인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은 두려웠다. 눈물을 흘리는 등 슬픈 감정을 표현하면 사람들이 나를 나약한 사람으로 볼 것 같았다. 혹은 밝은 감정 표현을 많이많이 하면 가벼운 사람, 헤픈 사람, 경거망동하는 사람으로 안 좋게 볼 것 같았다. 격한 감정에 얼굴 표정이 변하면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았다. 어쩐지 이성적인 사람은 합리적이고 판단을 잘하는데 감정적인 사람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실언을 하게 될 것 같은 이미지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이 나의 가치를 하찮게 여길 것 같은 예감까지도 자연스레 따라온다.


<[EBS 포커스] 감정의 재발견> 내용 중 갈무리


내가 <겨울왕국>의 엘사와 <캡틴 마블>의 캐럴 댄버스에 격하게 이입했던 이유를 나는 여기에서 찾는다. <겨울왕국>이 각종 클리셰로 치장되어 있었고, <캡틴 마블>에서는 '감정적 이어선 안돼'라며 노골적으로 몇 번씩이나 언급하는 세련되지 못한 연출을 보여줬음에도 어쩔 도리 없었다. 두 사람이 억누른 감정의 세월들을 나도 알고, 생생히 떠올릴 수 있으니까.


<[EBS 포커스] 감정의 재발견>의 한 인터뷰이의 말을 인용하여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


로미(심리치유 워크숍 진행자) : 어떤 상황에서도 내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요. 그 이유를 다른 사람이 알아주면 참 좋은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내가 알아주는 게 가장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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