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첫째 주 토요일,
내가 처음 이너마더 요가 매트 위에 섰을 때.
나는 내 몸이 이토록 무거울 줄 몰랐다.
균형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하고 휘청이는 다리.
힘이 계속 들어가있는 승모,
팔을 들어 올리는 것조차 버거웠다.
이너마더는 중고급자들이 많아서
그들의 멋진 요가 공연(?) 을 보는 것만 같았달까.
모두가 조용히 제 호흡에 집중하는 동안
나만 혼자 뒤처진 기분에 조바심이 났다.
4월엔 유독 가기 싫은 날이 많았다.
내가 가장 못하는 것 같았고,
매트 위에서 아사나하기가 두려웠다.
그럼에도 억지로 몸을 끌고 나와
꾸준히 매트 위에 나를 데려다 놓았고
아주 조금씩 나는 내 몸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제는 밸런스 자세도 많이 좋아졌고
전굴과 후굴의 깊이가 꽤 깊어졌다.
나만 아는 부드러움에 괜시리 뿌듯했고
나 자신이 대견했다. 어쩌면 나는 요가 아사나를
따라가지 못하는 나를 구박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나와의 의리를 지키려 한다.
"지금은 힘들구나."
"몸 상태가 안 좋구나."
"무리하지마."
아마 남들에겐 자주 하는 말이지만
나에게는 한 번도 해준 적이 없는 말들이다.
요가를 하려면 내면 소통이 필요하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내면소통을 하며
나 자신과 친해지는 경험을 한다.
요가는 나를 단련시키기보다,
내가 나를 이해하게 해주는 시간이 되다 보니
가기 싫은 날이 없어졌다.
정말 100% 사라졌다.
호흡 하나에도 엄청난 몰입이 담긴다는 걸,
작은 떨림조차 내가 집중하기 위해
온 힘 다해 노력중이라는 걸 배워가는 중이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 인내심이 없는 내가,
무언가를 ‘급하게, 잘하는 것’보다 ‘오래, 계속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어쩌면 성취감은 큰 성공 뒤에 오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 흔들리면서도 그 위에 다시 서는 자신을 발견할 때 오는 것 아닐까?
이 정도의 성취감은 처음 느껴보기에 말이 자꾸 많아진다.
오늘도 내 몸은 어제보다 조금 더 길게 숨을 내쉬었고,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했다고 느낀다.
요가는 여전히 어렵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브런치에 일기를 쓰면 욕을 먹는다던데,
일단 수필형식은 상단에 쓰고
아래는 사적인 사진을 포함한 수련일지를 작성했다.
참고해주시길.
하타요가 13:00-15:00
전 날인 5월 15일 목요일은 스승의 날이었고
그 날을 기점으로, 이너마더 내부 꽃들로 가득 채워졌다.
갑자기 내린 비. 이 날도 갑작스럽게 폭풍우가 내렸다.
이너마더로 수업을 듣기 전, 일월요가 제인쌤이
부디무드라 팬츠를 줬다. 나의 자신감은 제인쌤으로부터 나온다.(?)
전반적으로 안 되는 아사나가 거의 없었다.
예전에는 50%정도 따라가지 못했는데,
이 날은 중고급 행법만 완성하지 못했고
88%정도의 기본 행법은 모두 따라갔다.
요가를 꾸준히 수련하기 시작한 것은 4개월 정도이니
자신감을 좀 더 가져도 되겠지?
요즘엔 이너마더에 있어도 오고싶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도,
이너마더에 가서 수련하고 싶다.
비 맞는 게 좋아졌다.
이너마더에 오고 난 이후로
별 게 다 좋아진 일상이다.
수련으로 얻는 성취감이
이렇게 크니.. 날씨가 어떻든 기분이 좋다.
하타요가(TTC) 09:00-10:30
전 날 새벽 1시에 취침했는데
이상하게 알람도 울리지 않은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이너마더 수련을 오는 날이면 이제는 몸이 가볍기만 하다.
오늘은 또 어떤 인사이트가 오갈까?
어떤 깨달음을 스스로 얻을까?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게 될까?
청와대를 둘러 산책하고
안국 골목으로 들어와 이너마더에 도착했다.
존경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이너마더.
이제 어느정도 시르사, 머리서기가 가능하다.
밸런스 자세가 가장 어려웠는데
지금은 정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 쉽다.
지금도 어렵지만, 예전엔 0.00001초도 흔들리고 넘어졌다.
지금의 연속성에 살고 있는 우리.
지금을 알아차리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냐는 질문에
타라쌤은 물을 따라오셨다.
염산이라고 생각하고 물을 옮기라고 하셨고
우리는 집중했다.
이것이 지금을 알아차리는 방법이라고 했다.
시선을 떼지 않고 머무르는 것.
우리는 모두 벙 - 쪄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mindful vinyasa 09:00-13:00
마음 속에 있는 사랑을
한쪽에 묵혀둔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법정스님의 말씀을 공유하며
함께 1시간을 이야기 나눴다.
이 날, 타임랩스를 보다보니
내가 시르사아사나를 3번이나 성공했더라.
타라쌤의 빈야샤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레 근육과 복부 힘을 모두
깨어나게 하며, 그 힘은 모든 아사나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