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로 예약한 호스텔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멋지게 러시아어로 인사하면서 들어가니까 카운터에 앉아 있던 여자 직원도 러시아어로 인사해줬다. 예쁜 소파와 쿠션들, 집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실내 장식들이 보였는데 무사히 잘 찾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놓였다. 카운터에 앉아있던 러시아인 여자 직원은 영어를 꽤 잘했다. 나보다 훨씬 능숙했다. 예약을 확인하고 묶게 될 방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조용한 방이었다. 한 침대 밑에 캐리어 가방이 놓여 있었지만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느 침대를 써야 하는지와 숙소 안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 무선 인터넷 사용법 등을 들은 후에 직원은 나가고 나 혼자 방에 남았다. 침대에 앉아 방 안을 둘러보는데 내가 그 시간에 그곳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아침만 해도 난 대한민국 경기도 안산의 한 아파트에서 눈을 떴고, 쇠창살이 처진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을 보며 날씨가 흐리다고 생각했었다. 하루 동안 도대체 무슨 일들이 있었던 건지 되돌아보고, 앞으로 4 개월 동안 겪게 될 일들에 대해 걱정하고 기도하며 한동안 그렇게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