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에는 차장들을 위한 방이 따로 있었다. 두 명이 한 방을 썼는데 둘 중 한 명은 밤에도 자지 않고 근무를 했다. 하는 일은 낮과 똑같았다. 열차는 밤새 달렸고 낮과 똑같이 간간이 정차를 했다. 차장은 다음 역에서 내릴 승객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내려야 한다고 알려주고 혹시 자는 사람이 있으면 깨웠다. 열차가 멈추면 제일 먼저 입구로 가 계단 위의 발판을 치우고,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의 표를 검사했다.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새로 탑승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수건과 침구 커버를 챙겨줬다.
차장들이 밤에만 하는 일이 하나 있었다. 열차의 화장실은 생각했던 것보다 깨끗했는데, 매일 밤 사람들이 잠자리에 누워있을 때 당직 차장이 청소용 앞치마를 두르고 걸레와 소독약을 가지고 화장실로 가는 걸 볼 수 있었다. 화장실에 들어간 차장은 한 동안 나오지 않았는데, 나는 화장실 청소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청소가 끝나면 화장실에서 하루의 마지막 볼 일을 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침대에 누워 선잠을 자는 중에도 열차가 정차하면 차장의 분주한 발걸음 소리가 먼저 들렸고 뒤이어 열차에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내 발끝을 스치며 지나가는 게 느껴졌다. 눈을 감은 채 차장이 열차 밖에서 사람들의 표를 검사하며 얘기하는 소리를 듣다 보면 그나마 살짝 들었던 잠이 다 깨버려서 열차가 출발하면 다시 덜컹거리는 열차 안에서 힘겹게 잠을 청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