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성

by 히다이드

우랄 산맥을 지나 기차가 서쪽으로 갈수록 정차하는 도시의 모습이 TV에서 보던 동유럽 도시들과 비슷해져 갔다. 플랫폼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는데 역마다 배웅하러 나온 러시아인들로 시끌벅적했다. 특히 10대 20대의 사람들이 열차에서 친구가 내리면 괴성을 지르며 맞이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좀비가 나오는 영화에서 좀비들이 질러대는 것과 같은 낮고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포옹을 하는데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괴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한 역에서 특정한 일행만 그랬던 게 아니라 정차하는 역마다 매번 다른 사람들이 그러는 모습을 봤으니까 몇몇 사람들만의 특이 행동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누군가를 환영할 때 높은 음역대의 환호성을 지르는 것만 봐와서 그런지 그렇게 낮고 기괴한 음성을 내며 환영하는 게 이상해 보였다. 익숙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러시아의 백인 슬라브 청년들이 공유하는 독특한 문화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전 23화우랄 산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