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와 세르게이가 내렸다. 지마는 낮에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내렸다. 열차 안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지마가 나간 후에 아쉬운 마음이 들어 플랫폼으로 쫓아갔는데 이미 어딘가로 사라지고 없었다. 세르게이는 한 밤중에 옴스크에서 내렸다. 잠을 자면 작별 인사도 못하고 헤어질 것 같아 일부러 안 자고 늦은 밤까지 기다렸다.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설 때 세르게이가 멀리 보이는 한 호텔과 자신을 번갈아 가리키며 자기가 일하는 곳이라고 알려줬다. 언젠가 그 호텔에 갈 일이 있을까, 이곳에 또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세르게이를 보냈다. 워낙 늦은 시간이어서 버스도 없을 텐데 어떻게 집까지 갈지 걱정이 됐다.
지마와 세르게이가 작은 선물을 남기고 갔다. 지마는 가지고 있던 분쇄커피를 종이컵 하나만큼 덜어주고 내렸고, 세르게이는 아직 꽤 많이 남아있는 마요네즈를 남기고 내렸다. 둘 다 선량한 사람들이었다. 허전했다. 지금 헤어지는 사람들은 앞으로 다시 못 볼 거란 걸 알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