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손해(2)

중2님의 채권채무

by 박쥐마담

내 집 중2님은 한 달 용돈으로 2만 6천 원을 받는다. 용돈의 절반은 유흥비로, 나머지 절반은 간식비로 쓴다. 그는 여느 대한민국 중2들과 다름없이 짬이 나면 친구들과 피시방이나 코인노래방을 가고, 시험이 끝나면 영화를 본다. 귀가하며 짬짬이 과자, 삼각김밥, 핫바를 사 먹지만 학교 매점은 가지 않는다. 유흥비 : 간식비의 '반반' 비율이 깨질 것을 우려해서다. 매점에 가는 순간 피시방, 코인노래방, 영화관에 갈 수 없기에 친구들이 우르르 매점으로 몰려가도 그는 움직이지 않는다. 참아서 손해를 막고 주말에 누릴 이익을 꿈꾼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용돈을 받았다. 그 당시에는 용돈의 대부분을 저축했다.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늘어나는, 일명 '모으는 재미'를 경험했다. 돈은 차곡차곡 쌓였다. 그러다가 은행 이자가 얼마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주식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작년 이맘때, 통장에 모아놓았던 돈을 싹 털어 모 회사의 주식 한 주를 샀다. 주가가 오르면 웃고 떨어지면 우울한 한 달을 보내고 나더니 티끌 모아 티끌이요 계란을 한 알 사 봤자 의미 없음을 깨쳤다. "돈은 써야 제맛이지." 이후, 명절과 생일에 특별한 수입이 생기면 잘 모았다가 아낌없이 탕진한다. 지난 1년 동안 저축은 1원도 안 했다. 저축해서 모아봤자 그 돈으로 뭘 할 수 있냐고 오히려 내게 묻는다. 사실, 그가 용돈을 다시 모은다 한들, 한 학기 대학 등록금도 내지 못할 것이다.


한 푼이 아쉬운 그에게 남의 댁 중2님이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 친구는 부탁과 함께 상당히 높은 이자로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금전거래는 성사되었으나 양쪽 집 부모에게 들켜 두 중2님은 각각 야단을 맞았다. 내 집 중2님은 부모로부터 "친구에게 돈 빌려주면 돈도 잃고 친구도 잃을 수 있다"는 고전적인 말씀을 들었다.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면 빌려주지 말고 차라리 그냥 주라는 훈시가 마무리되던 찰나였다.


"아들아, 돈 빌려달라는 친구에게 그냥 네 돈을 준다면, 너는 얼마를 줄 수 있겠어?"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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