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끝 Jan 05. 2020

고맙습니다

<미드 90>, 그리고 새해 소망

얼마 전에 보았던 영화 <미드 90>에서 이런 씬이 나옵니다. 주인공 스티비가 지붕 위에서 보드를 타고 점프를 시도하다가, 그만 지붕 밑 아래로 떨어지고 마는데요. 그런데 머리에서 피를 흘리던 스티비의 입가엔 오히려 미소가 번집니다. 그 미소의 의미는 비록 도전에 실패했지만, 쉽지 않은 결정을 택했고, 그 도전을 받아들인 스스로가 퍽 대견해서였을 겁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지난해 스티비처럼 의미 있는 도전을 하진 못했습니다. 다만 좋아하는 것에 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여러 공간에 적잖이 글을 쓸 수 있었고, (다행스럽게도)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일 년에 단 하루라도 좋아하는 가수와 한 공간에서 음악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교감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올해에도 이런 기회가 하루 정도 주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여기에 늘 부족하지만, 제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하다 보니 얼마 전에는 승진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행복했던 일 년의 시간이라고 여깁니다.

무모한 도전을 한 스티비에게, 멘토와 다름없는 레이는 말합니다. “너무 세게 부딪히지 않아도 돼”라고요. 저물어간 한 해 동안, 각자의 공간과 자리에서 꿈과 목표를 성취하기 위하여 세게 부딪히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0년 새해엔, 그보다는 조금 덜 세게 부딪히면서, 바라는 것들이 (최대한 많이) 이뤄지는 그런 시간이 되기를 바라요. 새해에도 행복하세요. 늘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박서보: 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