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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끝 Nov 30. 2020

문제의 정답은 본질에 있다

'밀도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관한 대답

요즈음 ‘하루를 얼마나 충실히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하여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어느 신문의 오피니언 면에 실린 ‘삶의 질량’을 주제로 한 글을 읽고 나서다. 글쓴이는 글을 통하여 이렇게 말했다. “각자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고유한 값의 밀도를 지니게 되는데, 사람에 따라 많을 수도 혹은 적을 수도 있다. 일정한 면적에 그 ‘무엇’이 빽빽이 담기기 위해선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여기에서 글쓴이가 말하는 본질은 주어진 시간과 환경에서 얼마나 높은 밀도를 지니고 있는지를 뜻하는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는 “누가 보지 않더라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글을 보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과연 누군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서, 내면에 있는 나의 시선을 위해서만 걸어왔을까. 부끄럽지만, 쉽게 답할 수 없었다. 


지나서 생각해 보면 그간 일상 속에서, 학교에서, 또 직장에서 개인적인 만족감과 함께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아등바등하며 힘써 왔던 것 같다. 항상 곁에 있는 가족에서부터 친구는 물론, 교수님에게, 상사에게, 선배에게, 후배에게. 내가 만든 결과물에 대해, 타인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해 왔던 셈이다. 또 다른 한편으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을 수 없는 과정에 대해선 소홀히 했던 건 아닐까. 그냥 ‘자기만족’으로 끝난다는 이유로. 동기부여가 떨어지고 목표의식이 옅어져 버린 건 아닐까. 누가 보든, 누가 보지 않던 내 길을 걸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래서 반성한다. 타인의 평가 이전에 누가 보지 않더라도 나만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것이 진정으로 밀도 있는 삶이라고. ‘나’라는 네모 안에 하나씩 빽빽이 채워나가는 거라고. 그렇게 살다 보면 의도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언젠가 그 ‘밀도’를 알아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문제의 정답은 특별하거나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본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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