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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끝 Jan 19. 2021

들숨과 날숨의 경계가 모호할 때

관계에 미련을 두지 않기로 한 날

가끔, 들숨과 날숨의 경계가 모호해지고는 한다. 가쁜 숨을 거칠게 몰아쉴 때, 들숨과 날숨의 경계의 어떤 숨을 쉬고 있는 것으로 여겨질 때가 있어서다. 들숨을 하는 건지, 혹은 날숨을 하는 건지 도통 구분을 지을 수 없을 때가 있다. 그 순간에는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것, 오로지 그것만 알 뿐이다. 이처럼 무엇을 들이는 것과 받아들인 것을 내보내는 과정, 이를 명확하게 특정 단어로, 혹은 어떤 행위로써 반드시 규정 지어야 하는 걸까. 


제아무리 머리를 굴려 보아도, 잘 모르겠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한다. 관계도 그렇다. 정확한 경계를 구분 짓기 쉽지 않다. 살기 위하여 숨을 들이마시고, 자연스레 내뱉는 것과 같은 원리와 법칙이 관계에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안다. 그리하여 관계도 서서히 스며들거나, 희미해지고는 한다. 걷어내려 하거나, 막으려 하여도 이어지는 것이, 그리고 붙잡으려 하여도 멀어지는 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이자 인연인 셈이다. 그래서 억지로 관계를 만들거나, 둘을 잇는 실에 집착하거나 미련을 두지 않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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