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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끝 Jan 16. 2021

비우는 것도 중요하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

사랑을 시작할 때도 그렇지만, 서로를 연결하던 연결고리가 끊어질 때에도 우리는 변곡점을 지나고는 한다. 시작할 적에는 상대방 기대치에 성이 차든, 차지 않든 온전이 마음을 채우려 노력했다면, 마침표를 찍었을 때엔 마음속에 채워 놓았던 모든 걸 비우려 한다. 그것도 흔적도 없이. 그간 당신을 만나며 진심을 다하여 함께 쌓았던 공들인 마음의 탑을, 혼자서 헤집는 것도 모자라 무너뜨려야 한다는 게 어느 만큼 괴로울지 짐작도 가지 않는 상황 속에 우리는 직면해 있다. 그것이 사랑이고, 이별이다. 


사랑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으레 겪어야만 하는 당연한 수순이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을 통하여 행복했던 만큼, 비워야 하는 아픔과 괴로움, 부재는 비례하여 찾아온다. 살아오며, 사랑과 이별의 가치는 다르다고 굳게 믿어왔지만, 결국은 등가교환하는 것이다. 이별 후에는, 거시적으로 바라보아야만 한다. 그것이 마주한 현실이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간의 마음을 비우는 일이 순탄치 않더라도, 어쩌면 새로운 사랑을 위한 시발점이 될 터이니. 혹여 그 누군가가 비워지고 있는 당신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곁으로 다가가고 있을지도 모르니. 서로를 위한 배려인 셈이다. 우리가 새로 채우는 것만큼, 비우는 것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다. 다만, 여전히 아프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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