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할 나위가 없이 예쁜 마음이 그득 담긴 노랫말을 읊조리며
알 것 같아 이제야
너의 손을 다 놓쳐 버리고서야
처음부터 사랑 같은 건
처음부터 없던 거라고
내게 말해줬더라면
그땐 더욱더 쉽게 너를 보내줬을 텐데
더 멋진 사람과
더 멋진 곳에서
더 멋진 일들로
더 멋진 추억을
더 멋진 이별을
더 멋진 기억을
만들기를 바라
더 멋진 사랑하기를 바랄게
선율을 만들고 노랫말을 쓴 뒤, 이를 서정적으로 부르는 곽진언의 '더 멋진'이라는 곡의 노랫말이다. 다만, 아직까지 이 곡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곡이다. 내가 이 노래를 접할 수 있던 것도, 그가 소극장에서 부르던 영상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다.
이 노래는 이별한 사람에게 '더 멋진' 사랑을 하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그득 담은 곡으로, '더 멋진'이라는 노랫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화자의 마음을 강조한다. 나는 이 곡을 들을 때 흐르는 선율을 무척 아끼지만, 노랫말을 더욱 좋아한다. 그는 스무 살이 되던 무렵에 연인과 헤어진 후,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했다. 깜짝 놀랐다. 나와는 달라도 너무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때의 나였으면, 분명 헤어진 사람을 향하여 '나와 헤어져서 앞으로 덜 행복하기를 바랄게'라는 마음을 보냈겠지. 이처럼 내가 못 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내가 그 사람에게 있어서 '최고의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어서다. 그런데 곽진언은 달랐다. 헤어졌지만, 한 때 사랑했던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그득 들어차 있다. 그는 남이 된 사람에게 더 멋진 사랑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선율과 함께. 그는 성숙한 사람이었다.
헤어진 사람을 이리도 깊이 생각하는 예쁜 노랫말이 또 있을까 싶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에게 어떠한 경험은 결과물을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가 스무 살 무렵에 이별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이 노래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별을 겪던 당시에 많이 힘들었겠지만, 멋진 노래를 만들어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그의 삶에도 '더 멋진' 일들이 가득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