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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끝 Mar 04. 2021

나폴리의 위대한 마에스트로, 하늘의 별이 되다

위대한 마에스트로 Luigi Dalcuore를 기리며

위대한 마에스트로 Luigi Dalcuore(사진=Sartoria Dalcuore Facebook)

나폴리의 위대한 '마에스트로' Luigi Dalcuore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하여 며칠 전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전까지도 일본을 비롯하여 중국, 필리핀, 뉴욕 등 다양한 국가를 누비며 트렁크쇼를 열고, 그가 추구하던 스타일을 옷에 오롯이 담아내던 그였기에 그 충격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태리의 경우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00만 명가량 되는 데다, 사망률은 3.3%로,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영국보다도 사망률이 더 높은 상황이다. 더구나 Luigi Dalcuore는 올해 76세로 고령인 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치명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50년간 한 길만 걸어오던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건, 이태리뿐만 아니라 패션과 수트를 좋아하는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임이 틀림없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Luigi Dalcuore가 만드는 'Sartoria Dalcuore'는 국내에서 Villa del Corea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세컨 라벨인 'DD'를 런칭하여 가격 접근성까지 높인 그다. 그런데 앞으로 그가 직접 만든 옷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 무척이나 슬프다.


그가 만드는 옷은 늘 '우아함의 극치'로 표현되고는 했다. 부드러운 테일러링을 통해 나타내는 실루엣은 기존의 나폴리탄과 다르게 그만의 확실한 스타일로 정립되었으며, 고정된 스타일에 머무는 것이 아닌 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반겼으며, 고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했다. 이전부터 해외 포럼 등에서 나폴리탄에 대하여 한 목소리로 말하던 부분이 있다. '현재의 나폴리 옷은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과장하는 경향이 짙다'라는 것이다. Luigi Dalcuore는 남들과 같은 길을 걸어가지 않았다. 자신만의 길을 오롯이 개척해나갔다. 달리 표현하면, Sartoria Dalcuore 옷은 기존의 나폴리탄과는 분명 다르다. 절제된 나폴리탄에 가깝다. 어떤 것이 정답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단지 사르토마다 추구하는 방향성이 서로 다를 뿐이다. 이 같은 Luigi Dalcuore의 지향성은 유럽을 비롯하여 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나폴리의 사르토 가운데 'Sartoria Dalcuore'만큼 두터운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사랑받는 하우스가 또 있을까 싶다. 그만큼 입었을 때의 편안함을 물론, 누구보다도 뛰어난 기술력과 만듦새를 자랑한다.


필자는 Villa del Corea에서 전개한 'Sartoria Dalcuore' RTW(Ready to Wear) 자켓 한 벌을 소장하고 있다. 그간 여러 브랜드의 RTW를 입어봤지만, 'Sartoria Dalcuore'만큼 우아한 실루엣을 자랑하는 RTW 옷은 없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는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했던 사르토이기도 하다. 유연함이라고 해야 할까. 정립된 하나의 패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패턴으로 재단된 결과물이 존재한다. 따라서 다양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 다양함을 'Dalcuore Style'로 표현하고 싶다. 더 좋은, 더 멋진 옷을 위하여 늘 고민하고 노력하던 마에스트로, 자신이 만든 옷을 바라보며 늘 고민하던 그의 모습이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그는 지금 이 세상에 없지만, 하늘이 별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깊게 남아 있을 것이다. 'Sartoria Dalcuore' 옷을 입을 때마다 '마에스트로' Luigi Dalcuore가 생각날 것 같다. 필자가 그를 기릴 수 있는 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울러 그가 이 세상에 없어도, 그가 추구하던 방향성과 지향성을 토대로 여정을 이어나갈 브랜드 'Sartoria Dalcuore'에도 진심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늘 기억하겠습니다, Maes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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