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스몸비'

‘스몸비(Smombie)’ 문제의 위험성과 해결 방안

by 푸른끝

침대 위에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사람들의 손에서 휴대전화가 도통 떠날 줄 모른다. 심지어 수많은 차량이 지나가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걷는다. 오죽하면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분이 되어버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 같은 ‘스몸비(Smombie)’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를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과 정책 방향’ 보고서를 보면 ‘스몸비’는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에 집중한 채 걷는 모습이 마치 좀비와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표현이라고 나와 있다. 보고서는 스몸비 현상으로 인해 보행자는 물론, 운전자와 주변 보행자의 안전에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데다 처벌 등 법적 규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스몸비 현상을 놓고 스마트폰이 주는 몰입감과 중독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 지니고 있는 이동성과 편의성 등으로 인해 성인은 물론, 청소년과 아동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이 크다고 봤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2015년 16.2%에서 지난해 19.2%로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에 실태에 대한 직접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통계를 없다는 데 있다. 다만, 이와 유사한 내용이 담긴 조사 결과가 있다. 2016년 교통안전공단이 시행한 ‘무단횡단 및 스마트폰 사용 실태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보행 중 횡단보도 또는 어디에서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31.6%로 나타났다. 또 보행 중 사용 지속시간이 10초 이내인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가량이 10초 이상 지속하며 스마트폰을 보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으로 사고를 당한 응답자는 6.8%로 조사됐으며, 사고가 날 뻔했던 응답자는 16.4%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2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사고를 경험했다는 뜻으로, 보행 중 스마트폰의 위험성이 알려주고 있다. 여기에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수행한 조사 결과를 보면 광화문 사거리 보행자 가운데 33%가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를 경험할 뻔한 사람도 22%로 집계됐다.


이러한 위험성을 이유로 해외에서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벌금을 매기는 등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제재하는 추세다.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시는 지난해 7월부터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가 모바일 기기를 보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최초 적발 시에는 15달러에서 최대 35달러를 벌금을 부과하고, 위반 횟수에 따라 75달러에서 최대 99달러의 벌금을 매길 수 있도록 했다.


해외 사례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법적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발의돼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횡단보도를 횡단할 때에 휴대전화 또는 방송 등 영상물을 수신하거나 재생하는 장치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법적 규제 방안이 정당성과 실효성을 얻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도로 안전의 체계와 규제의 합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보행자의 행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는 데다 보다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규제 범위나 대상을 정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법적 제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금을 물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법적 제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규제 범위와 규제 대상 기기 등을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호놀룰루의 사례처럼 긴급통화와 일시조작 등은 규제에서 제외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스몸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익광고와 언론보도, 통신사 등의 광고를 통한 보행자의 의식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던 보이스피싱의 경우 지속적인 보도와 온·오프라인 안내, 교육 등을 통해 피해를 상당 수준 예방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스몸비 문제 역시 정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 등이 실시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사회 변화와 기술발전으로 새로운 현상들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기 쉬운 만큼 정책당국의 대응이 기존 관점에 머무르지 않는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스몸비 문제는 도로안전과 운전문화 전반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이 없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선 보행자 안전과 쾌적한 보행환경이 중시되는 제도와 문화를 마련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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