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정책 추진 현황과 활용도 제고방안’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빅데이터 시대에 진입하면서 이와 관련한 정책 추진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을 가지고 있는 데도 정작 이를 정책에 제대로 녹여내고 있지 못하는 지적이 높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활용방안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1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빅데이터 정책 추진 현황과 활용도 제고방안’ 보고서를 보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의 국가경쟁력 평가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의 빅데이터 사용 및 활용능력 수준은 평가대상 63개 국가 가운데 56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 강국이 정작 빅데이터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나온 것일까.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유만 보더라도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지만, 정작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거나 활용되지 않으면서, 관련 산업과 연계성이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공공데이터 개방 역시 제한적이어서 정부가 역점 추진하는 빅데이터 정책이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분석한 문제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우선적으로 빅데이터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제대로 된 추진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효과적인 추진동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또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전문인력이 확보돼야 하지만, 전문가가 부족한 데다 양성 시스템 또한 부재한 실정이다. 여기에 기존에 개방된 공공데이터 콘텐츠의 활용 수준이 높지 않아 데이터 개방을 통한 연계와 활용도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빅데이터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문제로 꼽히고 있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2016년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빅데이터 추진 조직과 인력을 갖춘 곳은 광역지자체 5곳, 기초지자체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양상은 기초지자체로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와 지자체에 같이 호흡을 맞춰가면서, 빅데이터 정책을 추진해야 하지만, 정부만 강조하고 지자체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전담조직이 세워지지 않고 전문인력이 없다 보니 빅데이터를 잘못 활용하거나 부정확한 통계가 생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국회입법조사처는 분석했다. 최근 들어 각 지자체가 빅데이터와 통계청 자료를 결합한 분석 결과에 대한 수요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인력이 부족해 실효성을 거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근본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가 범정부 차원의 추진체계를 세우기 위해 만든 ‘민관 합동 빅데이터 태스크포스(T/F)를 상설기구로 전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TF의 실효성과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영국 등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은 대통령실 내에 컨트롤타워를 두고 빅데이터 정책과 관련해 부처 간 조정을 하고 있다. 영국은 정부 부처와 지자체, 기업 등이 참여하는 경제사회연구위원회를 만들어 운용 중이다. 이에 따라 기존 TF를 상설 조직으로 바꾸고,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도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여기에 전문인력 확보 및 양성을 위해 기존 정부 주도의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서 관련 인프라 구축과 대학 지원 등 다양한 민간참여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봤다. 교육과정 개발과 공유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 지원 등의 비중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공공 행정 영역에 있어서도 공직분류체계 내에서 데이터 직류를 신설, 제도적으로 공공 빅데이터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공데이터 개방 수준 확대도 향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우선적으로 데이터 표준화와 품질관리 수준 제고를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법령상 근거를 두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 부분에서의 연계 및 활용과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방안도 또 다른 과제로 꼽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빅데이터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미래 성장 동력 및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등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조하는 만큼 빅데이터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추진체계를 마련해 효과적인 동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림=빅데이터 활용과 개방 관련 법 제도 정비 및 공유활용체계 구축, 공공부문 인력 양성 지원, 빅데이터 활용사례 및 방안 발굴 등을 수행하는 행정안전부.